커피의 나라에서 온 그 사람, ‘카페도헤이’ 오진욱 대표

2015-03-20 14:37:18 게재

브라질 1등급 스페셜 커피 ‘왕의 커피’ 선보여

무심코 마시는 커피, 이젠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 브라질. 위치만 반대인 것이 아니라 문화와 생활 등 많은 것들이 우리와 정반대인 나라라고 한다. 그곳에서 30년간 살던 그가 한국에 온 것은 브라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커피’ 때문이다. 2012년부터 국내에 브라질 커피를 직수입해 선보이며 커피의 진실을 전하고 있는 ‘카페도헤이’(Cafe Do Hei)의 오진욱 대표를 만나보았다.

1등급 브라질 커피 직수입 최소 마진으로 판매
오진욱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상품의 커피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4년 전 커피의 나라에서 한국으로 왔다. 브라질에서 살며 한국을 종종 방문했던 그는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을 지켜보며 커피 전문가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데 비해 커피의 질적 성장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블랜딩 커피에 대해 그는 이야기한다.
“블랜딩은 원산지가 다른 여러 가지 커피를 섞는 것입니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대부분 블랜딩 된 커피를 팔지요. 흔히 케냐 커피라고 하면 케냐산 생두를 20% 정도 섞고 나머진 저가의 생두를 섞어 블랜딩합니다. 에티오피아나 브라질 커피도 마찬가지구요.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인데, 정확히 어떤 품질의 생두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려주지 않지요. 하루에 두세  잔의 커피를 마시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별로 없어요. 이런 커피에 대한 진실부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답니다.”
카페도헤이는 브라질어로 ‘왕의 커피’라는 뜻이다. 있는 사람들만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일반 서민들에게 최고의 커피를 선보이겠다는 그의 마음을 담은 상호다. 실제 카페도헤이에서는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1등급 생두만을 수입한다. 브라질에서 생산된 1등급의 최상품 커피들은 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오 대표는 브라질 세하도 현지인들과 유대관계를 쌓고 그 지역에서도 엄선된 최상품 커피를 국내에 들여왔다. 1년에 무조건 세 번 이상 브라질 현지를 방문해 생두를 직수입하고 거품을 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최소의 마진으로 판매하고 있다.
    
 

로스팅의 진실

이렇게 한국에 들여 온 생두를 매일 아침 5시 성석동에 있는 로스팅실에서 볶은 후 숙성시켜 고객에게 제공한다. 로스팅은 최상의 커피 맛을 뽑아내는 과정으로 가장 중요한건 생두가 좋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 아무리 로스팅의 달인이라 해도 저가의 생두에서 질 좋은 커피 맛을 뽑아낼 순 없다. 다만 저가의 생두에서 나오는 안 좋은 맛과 향을 로스팅으로 어느 정도 보완은 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커피들의 특징 중 하나가 강한 로스팅인데, 이는 생두의 질 때문이란다.
“커피의 단맛을 살리기 위해 강하게 볶기도 하지만 다수의 경우가 생두의 질 때문에 로스팅을 강하게 합니다. 강하게 볶아내면 저가의 생두가 가진 안 좋은 맛을 커버할 수 있고, 쓰고 탄 맛을 두드러지게 낼 수 있거든요. 그렇게 로스팅을 하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역으로 로스팅을 강하게 하면 좋은 생두를 쓸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오 대표는 좋은 생두는 강하게 볶아내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커피 본연의 좋은 맛은 사라지고 쓴 맛과 함께 마시면 목이 칼칼해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도 입안이 개운치 않아 물을 찾는 것은 그런 연유란다. 최상 등급의 한우를 바짝 익혀 먹거나 태워 먹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는 “커피 로스팅도 이와 같다”며 “좋은 생두를 적당히 볶아 맛과 향을 살려내는 것이 로스팅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에게 그리운 맛으로 기억되길
오진욱 대표는 지난 1월 장항동 웨스턴돔에 대형 커피매장을 오픈했다. 시작부터 다른 1등급 생두를 매일 로스팅해 신선하게 공급하는 카페도헤이의 진정한 커피 맛을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어서다. 오 대표는 “무조건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 내가 마시는 커피가 과연 얼마나 좋은 생두로 볶아져 나온 건지 알고는 있어야 한다”며 “엄마가 옛날에 끓여주던 된장찌개 맛이 그리운 것처럼 왕의 커피가 사람들에게 그리운 맛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밥보다 커피를 더 자주 마시는 시대. 그동안 무심코 마셨던 커피에 대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카페도헤이에서는 커피의 진실을 전하는 커피 강좌를 진행하며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갈 예정이다. 홈페이지를 통한 원두 주문 시 브라질산 1등급 스페셜 커피로 만든 ‘왕의 커피’는 200g에 5000원, ‘여왕의 커피’는 200g에 4500원이다. 이밖에도 케냐 에티오피아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에서 생산된 1등급 원두를 판매 중이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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