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도시양봉학교

2015-03-26 23:40:08 게재

‘윙윙윙’ 꿀벌들의 잔치

“도시양봉으로 귀농의 꿈 가꿔요”

지난 12일 강동구 명일근린공원에서 ‘2015년 제1기 도시양봉학교’ 개강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도심에서 벌을 기르는 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강동구, 도시양봉에 최적의 환경
강동구의 도시양봉은 2013년 4월 명일근린공원 공동체 텃밭에서 벌통 10개로 시작했다.
첫해에는 400kg 채밀(꿀을 뜨는 작업을 말한다)로 약 400만원의 수익을 냈다. 그 다음해인 2014년부터는 본격적인 교육도 병행 했다. 그 해에는 550kg 채밀로 약 6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올해는 1기에 20명이던 수강생을 40명으로 늘리고 벌통도 30통으로 늘려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숙 씨는 지난해 도시양봉학교를 수료하고 올해는 멘토로 참여했다.
“강동구는 자연환경이 좋아 가까운데서 양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앞으로 가까운 근교에 내려가 취미 삼아 할일을 준비하기 위해 양봉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강동구는 녹지비율이 44%에 달하고 그린벨트 지역 비율도 높은 편이다. 또 농약이나 화학비료, 비닐을 쓰지 않는 3무농법으로 친환경농업을 하는 곳도 많다. 그래서 벌들이 살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도시양봉에 대한 관심도 높다.
도시양봉학교 수강생 중에는 김씨와 같이 귀농을 준비하면서 양봉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김중경 씨도 그중 한 명이다. “전원주택에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있는데 그곳의 가까운 산에 꽃이 피면 양봉을 해볼 생각이다. 꿀이 좋아 꿀을 채취하는 과정을 알고 싶다. 도시에서 양봉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그래서 관심 있어서 오게 됐다.”

꿀벌의 소중함
첫 수업은 양봉협회 수석이사인 김승훈 강사의 강의이다. 수업내용은 도시양봉가가 되기 위한 기초적인 교육으로 벌의 생태 습성, 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식물인 밀원식물, 벌의 질병과 같은 이론에서부터 겨울철 월동에서 깨어난 벌을 관리하는 방법, 꿀채밀 실습으로 이루어진다.
이 시간에는 벌에 대한 질문으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강생들은 앞 다투어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했다.
김 강사는 양봉의 장점을 이렇게 꼽았다. 우선 자본금이 적게 든다, 1~2통으로 시작하기 좋다, 노후에 할 일이 생긴다, 소득을 얻고 소일거리가 된다, 기술습득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등이다.
강동구 도시농업기획 김남수 팀장은 귀농 하려는 사람들 외에도 은퇴자들이 양봉을 배우려 한다고 말한다. “수강생들을 보면 50대에서 70대까지 연세 드신 분들, 은퇴한 분들이 많다. 도시텃밭을 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수입이 되는 것은 양봉이 최고다. 작물은 금액이 크지 않지만 반면에 양봉은 금액이 크다. 작년에 수료하신 분들이 양봉조합을 결성 했다. 올 초 결성했기 때문에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꿀벌은 지구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명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지구상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꿀벌은 깨끗한 환경에서만 산다. 도심 곳곳에 나무와 꽃을 심으면 꿀벌 덕분에 꽃과 나무의 수분이 잘 이루어져 생태계가 점차 복원된다. 사람도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도시에서 ‘윙윙윙’ 벌꿀들의 날갯짓 소리가 울려 퍼질 때 우리의 환경도 살아난다.    
 

오현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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