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이승민 러시아 변호사

"선입견 버리면 러시아도 기회의 땅"

2015-04-09 10:21:23 게재

법무법인 지평은 4월 러시아 대형 로펌인 유스트(YUST)와 제휴해 모스크바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이승민 러시아 변호사(37·사진)는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MGIMO)에서 학사부터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지평에서 8년 동안 러시아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초대 러시아 사무소장으로 파견된 이 변호사는 모스크바에 상주하면서 한국기업을 밀착 자문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무역업에 종사하셨던 부모님 권유로 중학교 3학년 때 러시아 유학을 떠났다"며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학교 졸업 후 러시아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법과대학을 졸업하면 자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2년 간 실무 경력을 쌓으면 일정 시험을 거쳐 형사 변호사가 될 수 있다"면서 "이는 소련 시절의 법률교육 시스템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지평은 중국 및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7개 해외사무소에 이어, 러시아에 8번째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다. 한국 로펌들 가운데 해외사무소가 가장 많은 지평은 이로써 유라시아 지역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이 변호사는 "해외 법률시장 개척은 우리 로펌이 선택한 성장 전략"이라며 "2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철수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외 법률시장을 개척하는 형태는 현지 법인을 세워 직접 운영하는 방식과 현지의 우수 로펌과 제휴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번에는 현지 로펌의 인프라를 이용하기 위해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평과 제휴한 YUST는 1992년에 설립된 러시아 대형 로펌인데, 80여 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UST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 다수의 사무소를 보유하고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계 고객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명문 로펌이다.

러시아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에 대해 그는 "세종, 태평양, 율촌 등에 10명 미만의 한국인 러시아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어에 대한 부담만 없다면 러시아 법과대학을 졸업해 러시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도 법률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러시아 하면 춥고, 비합리적이고, 부정적인 나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선입견이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나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WTO 가입이 반증하듯 이제는 러시아도 국제관계의 틀 안에서 최소한의 객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입견을 버리면 러시아도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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