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북 관계개선 방안 준비중"

2015-04-30 11:06:39 게재

미국 아시아전문가 더글라스 팔 인터뷰

"지금 중국은 몇 가지 대북 이니셔티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경색됐던 북중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산플래넘 2015'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부회장(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역임)은 중국소식통의 언급을 전하며 조만간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중국에서 이웃국 외교 관련 큰 회의가 있은 후에 제가 알고 있는 신뢰할 만한 3명의 중국인으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지금 중국은 몇 가지 대북 이니셔티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많은 중국인들은 시진핑 주석이 지도자로서의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해 불만이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회의에 참여한 3명의 말을 더 신뢰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취할 '대북 이니셔티브'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지만 국경을 맞닿고 있는 주요한 국가와의 관계가 이렇게 오랫동안 소원한 것은 중국의 이해관계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고, 중국이 몇 가지 대북제재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부분에서 이니셔티브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북중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한 팔 부회장은 오는 9월 중국에서 열리는 반파시즘·항일전승 70주년 기념 행사 계기에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정상회담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중국에 어떤 얘기를 해주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면 모르겠으나 그런 약속을 하지 않는 이상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달 9일경 예정된 러시아의 전승기념일 행사에 김 제1비서가 참석할지에 대해서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팔 부회장은 "러시아쪽에서는 북한 지도부에서 한명이 온다고 그동안 얘기를 해왔다"면서도 "그런데 지금까지도 북한의 확인은 접하지 못했고, 이번 반둥회의에도 김영남 위원장이 정상을 대표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북한의 고위급인사라면 김 제1비서는 경험도 별로 없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종종 하기 때문에 국제무대에 서는 걸 굉장히 불안해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러관계 개선 측면에서 현재 북러간 접근은 북한에 좋은 소식이기도 하고 나쁜 소식이기도 하다"면서 "나쁜 소식은 러시아는 지금 돈이 별로 없기 때문에 북한이 도움을 받는 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희소식은 북한이 현재 모든 게 다 필요하기 때문에 자잘한 재화 정도라도 받을 의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군 물자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팔 부회장은 전망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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