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재정건전성' 두마리 토끼 잡기
정부 재정운용방향 … 강력한 개혁혁신 추진키로
전략회의 때마다 반복되는 재정혁신 … 성과는 미흡
지출효율화 바람직하지만 세수확충 구체 방안 없어
13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제시한 중기재정운용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재정을 통해 경제활력제고를 뒷받침하고 복지와 안전 분야 투자를 늘리는 등 재정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 상반된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강도 높은 재정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입기반 확충을 위한 뾰족한 대책 없이 재정 혁신만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복지·문화·안전 투자비중 확대 =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당분간 재정을 통해 경제활력 제고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회복세가 경제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 등 공고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에는 재정 조기집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하반기에도 재정이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필요시 대응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대응방안에는 추경도 포함된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모든 방향을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며 "기금과 회계, 민간자금 활용방안부터 법적 요건에 해당되는 경제악화 상황이 오면 추경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국민안전과 관련된 복지·문화·안전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세대·계층간 복지프로그램 확충, 맞춤형 일자리 지원, 문화향유 기반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재난취약지역에 대한 상시 안전점검, 신종인플루엔자·에볼라 등 새로운 재난유형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SOC분야는 투자를 내실화하면서 위험공유형 등 새로운 민간투자방식을 활용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글로벌 FTA네트워크를 활용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고부가 농어업 육성도 적극 지원한다.
◆2년마다 장기재정전망 실시, 재정준칙 제도화 = 이처럼 재정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도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유지해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2015~2019년 기간 중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가져가기로 했다. 또 중장기 재정위험요인을 종합관리하기 위해 2060년까지의 장기재정전망을 6월말까지 발표하고 2년마다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하기로 했다. 장기재정전망 결과를 토대로 신규의무지출에 대한 '페이고'(재정지출 사업 추진시 재원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토록 하는 제도)원칙, 재량지출 제한, 조세감면 제한 등 재정준칙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와 지방, 공공, 민간 등 전방위에 걸친 재정혁신 전략도 내놨다.
우선 정부는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보조금 전수 평가 등을 통해 불요불급하거나 비효율적인 사업을 퇴출 또는 예산삭감하기로 했다. 이미 밝힌 대로 보조사업수 10% 감축과 600개의 유사·중복사업 정비 작업도 추진한다. 재정사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진입단계에서는 불필요한 사업진입을 차단하고 집행단계에서는 집행현장조사제를 도입해 낭비요인을 제거할 계획이다. 평가단계에서도 현행 평가제도를 개편해 부적격 사업의 퇴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지난달 R&D 비리근절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입찰·계약 분야 불법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부정수급을 강력 차단하기로 했다. 중소형 연기금, 국민연금, 우체국 예·보험 등 정부부문 자산운용체계 개선방안도 검토한다. 최근 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수익률 하락 등으로 정부자산운용 부문이 재정위험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취지에서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배분기준을 수요 중심으로 개편하고 지방공기업 혁신방안을 추진하는 등 지방정부의 재정혁신 동참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은 SOC, 농림·수산, 문화·예술 등 3대 분야 중심의 기능재편을 추진하고 민간부문에서는 새로운 민간투자방식 도입과 국유재산 활용을 통해 민간유동성을 투자로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은 재정혁신을 통해 절감된 재원을 서민·중소기업 등 꼭 필요한 곳에 중점 재투자하기로 했다.
◆재정건전성 지켜질까 = 정부가 제기한 대로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고 재정지출을 효율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 기대하는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전면적인 재정혁신을 내세우며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가져가겠다고 했지만 막상 국회에 제출한 2015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5.7%로 총수입 증가율 3.6% 보다 높았다.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재정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탓이었다. 지난해 회의에서 페이고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늘어나는 복지지출까지 고려하면 재정 수요 증가는 불가피하다. 반면 최근 3년간 세수결손이 발생하는 등 세입여건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세입기반 확충방향을 마련하겠다고 하면서도 증세 등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정부가 제시한 재정운용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방 차관은 "최대한 재정개혁을 통해 어려운 재정여건을 돌파해나갈 것"이라며 "증세는 최후의 방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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