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부 '부동산 쏠림' 여전

2015-05-14 11:12:18 게재

부동산 관련 자산이 89% 차지 … 가구당 순자산 3억3085만원

우리나라 국부 중 부동산 쏠림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총자산에서 빚을 뺀 국부(국민순자산)는 2013년말 기준 1경1039조2000억원 규모로 이 중 토지가 절반을 차지했다.

1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국민대차대조표 작성 결과(잠정)에 따르면 국부(1조1039조2000억원)는 2012년(1조667조7000억원)보다 3.5%(371조5000억원) 증가했다. 국민대차대조표는 자산과 부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업의 대차대조표처럼 대한민국의 국민, 정부, 기업이 특정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보여주는 표다.

한 해 벌어들이는 총소득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국민순자산의 비율은 전년에 이어 7.7배를 유지했다. 호주(5.9배), 캐나다(3.5배), 일본(6.4배)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관련 자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국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 관련 자산이었다. 토지의 가치는 5848조원으로 전체 비금융자산(실물자산) 중 53.0%를 차지했다. 주거용건물 등을 포함한 건설자산(3942억원)을 포함하면 그 비중이 88.7%에 달한다. 그 외 지식재산생산물, 설비자산, 지하자산 등이 나머지를 채웠다.

국부에서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눈에 확 띄는 점이다. 2013년말 기준 토지 가치인 5604조8000억원은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 1429조4000억원의 3.9배다. 전년(4.1배)보다 약간 줄어들기는 했지만 캐나다가 1.3배, 네덜란드가 1.6배, 일본 프랑스 호주가 2.4~2.8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 역시 토지자산 가액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데 기인한다.

국부 중 가계 및 비영리법인(이하 가계)가 쥐고 있는 몫은 6365조9000억원으로 절반 이상(57.7%)을 차지했다. 가구(2.61인 기준)당 순자산은 3억3085만원으로 추계됐다. 2011년 2.67인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3억1811만원, 2012년 2.64인 기준 순자산은 3억2563만원으로, 2013년 한 해 동안 522만원이 증가한 것이다.

국부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는 가계의 순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순자산의 77.2%가 비금융자산이었다. 이는 미국(29.9%), 일본(39.9%), 캐나다(45.8%) 등 주요국과 비교할 때 매우 높았다. 한국 가계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