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부터 도서관서 책 만나요"
제천북스타트 10주년 세미나 … 책 2권 든 꾸러미 제공·공동육아동아리로 발전
영국서 1992년 시작 … 전국 142개 지자체에서 북스타트 운영 "부모 호응 높아"
"책이야 돈을 주고도 살 수 있지만 명훈이를 모르는 사람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북스타트꾸러미 이야기를 듣고 받은 2권의 책은 너무 소중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북스타트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도서관에서 만나 같이 그림책을 읽고 큰소리로 웃고 떠들며 책 속 주인공이 돼 보았습니다. 아기들도 신났지만 엄마들도 정말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제천북스타트 품앗이공동육아동아리 1기 회원이자 4명의 자녀를 키우는 엄마인 김문숙씨는 지난달 27일 제천북스타트 10주년 세미나 '제천북스타트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서 이렇게 체험기를 밝혔다. 김씨는 막내 아들 명훈군이 어렸을 때 처음 시작된 북스타트에 참여, 부모교육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한 품앗이공동육아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책놀이를 통해 명훈군을 키웠다. 이후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된 김씨는 북스타트 그림책 연구동아리 회원으로, 북스타트 자원활동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북스타트를 통해 보다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고 그림책이라는 삶의 든든한 친구도 만난 셈이다.
10년 동안 제천의 아이들은 김씨의 아들 명훈군처럼 책, 도서관과 함께 놀고 꿈꾸며 성장했다.
◆'찾아가는 북스타트' 등으로 진화 = 2005년 제천 기적의 도서관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천북스타트는 제천시에 거주하는 영유아들을 위한 책 읽어주기 문화운동을 주도하며 책읽기와 육아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만 6~12개월, 만 19~35개월 영유아들에게 매주 1회 '북스타트 데이'마다 그림책 2권과 부모 가이드북 등이 든 꾸러미를 제공하며 영유아와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 그림책놀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만난 부모들은 도서관을 수시로 드나들며 공동육아동아리를 함께 하면서 아이들과 책놀이를 즐긴다. 생애 처음 책을 접한 영유아들은 어른들이 깜짝 놀랄 만큼 눈을 빛내며 그림책 세상에 빠져든다. 지금까지 4971명에게 꾸러미를 제공했으며 엄마와 영유아 1329쌍이 부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제천북스타트는 도서관에서 함께 하지 못하는 영유아들을 위한 '찾아가는 북스타트',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자원활동가들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영유아들을 만나러 가면 부모들이 책에 집중하는 아기들을 바라보며 신기해하곤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소희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이사장은 "북스타트는 책과 함께 하는 아가들의 세상을 향한 첫 깨달음에 힘을 북돋우고 아가와 그 부모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함께 하는 따뜻한 이웃이 만들어가는 지역공동체'를 지향한다"면서 "제천북스타트는 언제나 전국 북스타트의 모범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강정아 제천 기적의 도서관 관장은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부모들이 도서관에서 활동하면서 품앗이공동육아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 제천북스타트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대상 홍보 강화 계획 = 북스타트는 1992년 영국에서 시작,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 북스타트코리아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해마다 65만명의 1세 아기들 모두에게 실시되고 있다. 북스타트코리아는 "아기들로 하여금 아주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지게 해주면 그들은 자라서도 책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당시 이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의 생각"이라면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북스타트 운동을 출발시켰던 사람들의 당초 생각이 대부분 옳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스타트는 2003년 중랑구에서 시범사업을 하면서 시작됐다. 2014년 말 기준 제천을 포함, 전국 14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이다. 전체 229개 지자체 중 62%가 참여하고 있다. 지자체 예산 일부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꾸려진다.
만 3~18개월, 만 19~35개월의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책 2권, 부모 가이드북이 든 꾸러미를 제공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만 36개월~취학 전 아동,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에게도 연령대에 맞는 책 2권을 포함한 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 해마다 '도서선정위원회'를 꾸려 책을 선정한다. 이 외 지자체별로 각 지자체의 특성을 반영,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북스타트코리아는 올해 홍보를 강화, 보다 많은 지자체가 북스타트를 운영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