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정규 교과부터 영재학급까지

중산고 소논문 우수 교육 사례를 엿보다

2015-06-02 22:40:59 게재

강남 고교 중에는 소논문대회가 열리는 학교들이 많이 있다. 그중 중산고등학교(교장 김광문)는 주 1회 2학년 정규 수업으로 편성돼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팀 연구 과제(TRP, Team Research Project)’ 소논문과 영재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산출물(소논문 형식)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학년 전체 학생 대상 TRP 수업  

중산고 TRP는 7년 전 처음으로 도입됐다. 학생들의 심층 연구과제 수행이 자기주도학습이나 미래 진로를 탐색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교과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 강의 위주의 수업보다는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 수업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고려대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해 소논문 작성법까지 학생들에게 지도했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진행한 TRP 소논문은 1차 연구 활동 계획서 심사, 2차 중간보고서 심사, 3차 과제 연구발표 및 결과물 심사를 거치게 된다.    
TRP와 영재학급 실무 담당자인 민준홍 교사는 “팀 연구 과제나 영재학급 산출물은 모두 협동학습 형태로 이뤄진다. 단기적인 수행학습과 달리 자신의 관심사와 연관된 심화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심층적인 논문 과정을 수행하며 점차 미래 전공에 대해 깊이 파고들게 된다. 처음에는 주제 선정조차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진행과정 동안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입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해 사례를 소개했다.

 

*2014학년도 TRP 우수 소논문 사례

<인문계 대상>
‘서울시 정류장 주위 상권 및 노선의 효율성에 관한 분석’
-박민수, 이건희, 이승준, 이승현
‘시내버스’라는 폭넓은 범위의 주제를 세 가지 소주제로 한정시켜 ‘효율성’의 가치를 부각시켰다. 시내버스 내·외부에 부착된 광고가 승객들의 소비욕구에 끼치는 영향, 시내버스 정류장 상권이 주변 경기에 끼치는 영향, 시내버스 노선의 효율성과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자연계 대상>
‘향균 비누와 일반 비누의 효능에 대한 탐구’
-안성준, 정기석, 김현우, 이휘 
향균 비누가 일반 비누보다 향균 효과가 뛰어난지 알아보기 위해 향균 비누 성분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PCMX와 IPMP와 이 두 성분이 포도상 구균과 대장균의 성장을 얼마나 오랫동안 억제할 수 있는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  

영재학급 대상 산출물 지도 및 심사  

중산고 영재학급은 1학년 수학(담임 황규찬), 2학년 인문사회(담임 김재수), 과학(담임 박옥훈) 등 총 3개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각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심 분야의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산출물 수업을 진행, 이 역시 모든 학생이 팀을 이뤄 과제 수행에 참여하고 있다.
2학년 영재학급 수업을 담당하는 교과학술부장 권기섭 교사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논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수업을 진행한다. 이런 수업방식이 과제 연구를 수행할 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재학급 산출물 지도는 자기주도적인 심화 학습에 초점을 맞춰 강의식 수업과 발표 및 토론 수업이 어우러진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난해 장장 7개월간 진행돼 산출물 논문집을 만들어냈다.  

*2014학년도 영재학급 우수 소논문 사례  

<수학 영재학급 대상>
‘엘리베이터의 대기 시간 최소화를 위한 최적화 비율 도출에 관한 연구’
-박정민, 신효준, 한우현, 최용현, 홍민기
실생활과 밀접한 엘리베이터를 수학적으로 기술해 분석해 보기 위해 승강기 수, 정차하는 층, 전 구간 엘리베이터 비율, 방문 빈도 등을 모두 포괄하는 수식을 만들어냈다. 또, 엘리베이터의 효율성 지표를 만들어 일반 엘리베이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인문사회 영재학급 대상>
‘고등학생의 공교육과 사교육 실태에 관한 연구’
-박민수, 김종원, 윤상현, 김건회
강남구 내 고등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계층의 공교육과 사교육 현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통계를 내고, 강남구에 사교육 시설이 밀집된 원인을 지리적·인문학적 측면에서 접근해봤다. 이를 바탕으로 강남구의 공교육과 사교육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과학 영재학급 대상>
‘제벡 효과를 이용한 적정기술 개발’
-김지환, 이동건

제벡효과(열전소자 양면에 온도 차이를 주면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와 줄 시프(에너지의 단위인 줄)를 활용해 모듈을 개발했다. 실험은 실패했지만 이 모듈이 구상한 것처럼 LED 여러 다발을 켤 수 있는 전압이 생성된다면 좋은 적정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미니인터뷰> -----------------------------------------------

TRP 소논문& 영재학급 산출물 대상 수상


중산고 3학년 박민수 학생
 

 
Q1. 지난해 2학년 TRP 대상과 영재학급 산출물 대상을 차지했다고 들었다.  
“네 명이 한 조로 진행한 팀 연구과제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성과는 아니다. 1학기 내내 진행한 TRP는 처음 도전하는 만큼 주제 선정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 2학기 영재학급 산출물 과제연구의 경우, 이미 한 번의 경험을 한 터라 심적으로는 편안했다.”

Q2. 두 가지 주제의 과제 수행 과정도 궁금하다. 
“TRP 주제는 ‘시내버스 노선의 효율성에 관한 연구’였다. 이상적인 버스 노선을 찾기 위해 강남역이나 코엑스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표를 측정해 최소 거리를 도출해내는 방식이었다. 버스를 탈 때마다 노선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를 TRP 주제로 확장시킨 것이다. 인문사회 영재학급에서 진행한 산출물은 ‘공교육과 사교육 실태에 관한 연구’였다. 강남구 고등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포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완성했다. 조사항목은 총 30가지로 소득 분포와 사교육비의 비례관계, 방과후학교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Q3.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전공 탐색이 이뤄졌으리라 생각한다. 향후 진로는?
“경제학과나 경영학과를 생각하고 있다. 경제학과에 간다면 거시정책 연구 등 학문적 공부를 병행하는 경제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싶다. 경영학과에 간다면 경영 컨설턴트나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해보고 싶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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