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호환 교통카드 1년 … 아직 '반쪽'

2015-06-16 10:27:09 게재

사업자간 문제로 서비스 지연 … 국토부 "올해 말까지 마무리"

지난해 6월 21일 시행에 들어간 '전국호환' 교통카드가 1년이 되도록 '반쪽'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 '전국 대중교통과 철도·고속도로를 교통카드 1장으로'라는 구호와 달리, 아직도 온전한 서비스가 구현되지 않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및 교통카드 업계에 따르면 6월 현재 5개의 전국호환 교통카드 중 전국에 걸쳐, 모든 대중교통(시내·시외·고속버스, 지하철, 기차,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아직 1개도 없는 상황이다.


예컨대 광주시를 기반으로 하는 '한페이' 카드는 지역적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교통수단별로도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티머니'카드도 광주시와 강원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티머니카드 역시 시외버스를 탈 때는 무용지물이다.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지역별로 교통카드가 달라 타 지역 이동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2007년부터 추진됐다. 2013년 말 부산에서 시범서비스를 거친 뒤 지난해 6월부터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호환 교통카드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 것은 사업자간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한페이 카드가 수도권에서 통용되려면 서울에 있는 개별 인프라 운영사와 각각 협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민간업자인 지하철 9호선 운영사와 비용문제로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버스 등 수도권의 다른 교통수단에서도 한페이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페이 카드가 수도권에서 서비스를 못함에 따라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티머니도 광주지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수단간 호환도 문제다. 특히 시외버스가 진통을 겪고 있다. 고속버스도 3월부터는 다기능 통합단말기( E-Pass)가 보급되면서 호환서비스 기반을 갖췄다. 현재 153개 고속버스 전 노선에서 시험운영 중이다.

그러나 시외버스는 갈길이 멀다. 그동안 시외버스는 터미널사업자와 버스운송사업자가 별도의 전산망을 구축하면서 최근까지도 인터넷 예매가 안 되는 등 이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최근 양측이 전산망을 연계키로 합의하면서 서비스 길이 열렸다. 그러나 서비스 비용에 대한 협의가 남아 있다.

구헌상 도시광역교통과장은 "전국의 지자체와는 얘기가 잘 됐으나 개별 사업자들은 서로 이해가 달라 서비스가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계속 협의 중이기 때문에 늦어도 올해 안에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전국호환 카드 서비스에 대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교통카드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기차역에 '전국호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곳이 얼마나 있느냐"며 "정책 홍보도 중요하지만 실제 이용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알리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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