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보 수문 연다 … 철거로 이어질까
한강 하류 지자체 "녹조 저감 기대" … 시민사회 "자연성회복 논의 시작할 때"
서울시와 경기 고양·김포시까지 한강 하류 지자체는 물론 수자원공사와 농어촌공사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한강 녹조를 줄이기 위해 신곡수중보를 전면 개방하는 데 동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한시적으로 개방한다는 입장이지만 시민사회는 보 철거와 함께 한강 자연성회복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23일 녹조현상 저감을 위해 신곡수중보 전면 개방을 검토하는 회의를 열었는데 참석자 전원이 개방에 동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 김포시, 수자원공사와 농어촌공사 등 관계 기관과 시민단체 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개방 시기와 방법 등은 서울시에서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마련해 관계 기관에 통보하고 회의에 참석한 기관들은 자체 시설물 관리와 주민 공지 등 개방실험에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문을 열 수 있도록 돼있는 '가동보' 5개 수문을 썰물 때 일제히 개방해 녹조가 줄어드는지 효과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국토부와 협의과정은 남아있다. 현재 국토부에서 수중보 관리를 서울시에 위임하고 있는데 관련 규정에는 상류 수위가 4.5m 이상인 경우 전면 개방하도록 명시돼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지속되고 있는 한강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곡수중보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서울환경연합이 지난달 말부터 한강 강동대교부터 신곡수중보 구간을 현장 조사한 결과 녹조는 신곡보로 막혀있는 하류구간에서 처음 발생했고 한강 전 구간에 걸쳐 물 흐름이 정체돼있거나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곡보 주변 지역은 녹조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반면 수중보 하류쪽은 녹조가 발생하지 않아 가동보 개방 목소리가 커졌다.
5개 보 문을 한꺼번에 열 경우 유속이 두배 정도 빨라져 녹조 제거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평균 2.6m인 수위는 0.4m 정도 낮아지지만 농수 공급 등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관계기관 판단이다.
김포지역 농수로 염도가 강해질 우려도 없고 일부에서 지적하는 농수부족은 한강수계 밖인 강화지역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라뱃길에 유람선을 띄우는 수자원공사 역시 녹조가 심해진 이후 한강물 유입을 중단했기 때문에 수량확보는 수문개방과 무관한하다는 입장이다. 요트 등 한강 수상시설물과 하류지역 어로활동에는 일정 정도 영향이 예상되지만 개방때마다 안전조치를 취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신곡보 철거와 한강 자연성회복 논의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수문개방을 제외한 모든 노력을 해봤다"며 "충분한 효과가 입증될 때까지 보를 개방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수문설계가 잘못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부분개방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수중보 철거와 한강 자연성회복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