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행복학교 박람회에 초청된 송림고 인문학동아리 ‘휴머니타스’

2015-08-17 23:46:08 게재

행복한 고등학생? 인문학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쩌면 행복한 삶이 아닐까?
불행하게도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과연 행복한 고등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남을 밟고 서지 않아도 다 같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인문학을 향유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송림고등학교 인문동아리 ‘휴머니타스’ 학생들은 그래서 늘 행복하다.



전교생 대상 독서교육 프로그램 운영하며
교내 인문학 실천

교육부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 창의체험 동아리 분야에 참가한 휴머니타스. 교내에 인문학의 씨앗을 뿌리고 실천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박람회에 초청된 것이다.
“전국에 있는 유·초·중·고등학교 중 155개의 교육과정 우수학교들이 선발됐어요. 우리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기반으로 코스형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책 속의 등장인물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가치를 체험자가 지켜나가고 다짐할 수 있는 활동을 구성했는데 정말 반응이 좋았답니다.”
휴머니타스를 창설해 이끌어 온 송림고등학교 김은선 교사의 설명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휴머니타스의 다양한 활동들도 소개했는데, 타 학교의 인문학 동아리에게 모범 운영사례가 되기도 했다. 휴머니타스는 책 속의 등장인물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가치를 체험자가 지켜나가고 다짐하며 삶의 철학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받았다.
“인문학하면 뭔가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그동안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주로 해왔어요. 책 속의 개념으로 갇혀 있는 인문학이 아니라 학생들의 주변 즉 가정, 친구, 학교 등에서 인문학적인 개념들을 펼쳐낼 수 있는지 고민했어요.”

 

인문학은 누구도 뺏을 수 없는
정신적인 양식을 가지는 것

휴머니타스는 그동안 송림고에 인문학을 전파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행복학교에 초청된 것도 이런 활동들을 더 많은 학교에 전파해달라는 취지로 초청된 것. 송림고의 모든 학생들은 ‘공감독서여행’이라는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는 휴머니타스가 주축이 되어 기획한 활동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독서활동과 연계해서 확장하고 다양한 관련 체험과 글쓰기를 합니다. 이 과정을 수행평가와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교과 내용을 심화시킬 수 있어요.”
이처럼 깊이 있는 정규교육과정에서 깊이 있는 독서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기록이 알차고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휴머니타스의 기본 활동방향은 나(I), 우리(We), 사회(Community)로의 확장이다. ‘나’에서 시작해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인문학의 가치라고 믿기 때문이다.
“혼자만 향유한다면 그건 진정한 인문학이 아니에요. 행복한 사람이 주변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학생들에게 저는 ‘빵과 장미’이야기를 많이 해주는데 여기서 장미는 정신의 양식을 의미해요.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는 가치 같은 것이죠.”

 

스마트 폰 활용한 인문학 교육용 앱 개발 중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입시는 가장 큰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인문학 활동은 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더불어 가치관을 정립하게 만드는 것 역시 인문학이라고 김 교사는 강조한다.
“많은 학생들이 당장 성적하고 연결되지 않은 활동은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요. 휴머니타스도 초기에는 그랬죠.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모른 채 그저 설정해 놓은 목표만을 따라가다 보니 동아리 활동에 회의를 느끼는 학생들도 없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휴머니타스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 대부분은 명문대에 진학한 것. 대학 진학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학생 자신의 마인드가 서서히 변화하면서 마음을 다해 활동한 학생들이다. 송림고등학교는 이러한 분위기를 확산시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인문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스마트 폰을 활용한 인문학 교육용 ‘앱’을 개발 중이다.
“앱은 9월초에 출시 예정이에요. 교과서나 책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나게 된 역사, 문학, 철학 등의 콘텐츠를 주제별로 연구할 수 있도록 개발된 프로그램이에요. 한 주제를 ‘터치’하며 계속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배경지식과 관련 콘텐츠와 만나게 되죠. 그리고 자신의 진로와 연결해서 ‘책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를 정리하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모든 데이터는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재될 수 있답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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