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밥 한 끼 먹는 작은 실천이 전하는 커다란 ‘마실 해피데이’

“9월 7일(월) ‘마실’에서 식사하세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2015-08-30 21:48:53 게재

맛난 밥도 먹고 기부도 하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석이조 기부 시스템

숟가락 반상 ‘마실’이 당일매출의 50%를 기부하는 ‘마실 해피데이’를 진행한다. 마실 박노진 대표는 기부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생활 속의 기부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하며 마실 해피데이를 8년째 지속하고 있다.
이에 천안아산내일신문은 천안NGO센터와 함께 기부문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마실이 진행하는 해피데이 선정단체를 소개하기로 한다. 
이번 선정단체는 천안지역아동센터. 실제 지역아동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살펴보고 어떤 도움이 절실한 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내 입으로 들어가는 밥 한 끼 먹고 저절로 기부가 된다면 이 어찌 아니 좋을까. 꾸준히 기부하기 어렵거나 기부 한 번 하기 힘든 사람도 밥 한 끼 먹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 소박한 나눔을 실천할 기회가 있다. 남을 돕고 싶지만 어떻게 하는 게 좋을 지, 내가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9월 7일 한정식 ‘마실’에서 당일 매출의 50%를 기부하는 ‘해피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마실에서 식사한 금액의 절반은 천안지역아동센터로 자동 기부된다. 매출이 많을수록 천안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기부금도 커진다.

“안전하고 행복해야 할 아이들 공간에 사랑을 전해주세요”

지역아동센터는 주로 저소득층, 차상위 계층, 조손가정 및 한부모 가정 등 방과 후 돌봄과 보호가 필요한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복지시설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급식을 제공하며 건전한 여가선용 지도 및 건강한 인성이 형성되도록 돕는 기관이다.
1980년부터 시작된 지역아동센터는 2013년 말 전국 4061개소에서 10만9066명 아동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시설은 취약계층 아이들에겐 의지할 수 있는 보금자리 같은 곳이다. 천안에는 약 60곳이 운영 중이다.
천안지역아동센터 황명숙 센터장은 생각보다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려면 처음 2년은 순전히 자부담으로 운영해야 해요. 봉사하길 좋아해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말도 못하게 힘들었죠. 너무 힘들 때면 그만 두고 싶다가도 아이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 차마 그만 둘 수가 없어요.”
지역아동센터는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이 많다. 이런 아이들을 대할 때는 보통의 인내력과 관심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선생님처럼 심리상담가처럼 아이들을 어루만지고 가르치다 보면 하루 10시간을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에 걸맞은 처우보다는 교사에게 인내와 희생만 요구하기 십상이다. 그 많은 일을 처리함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센터장의 급여는 대부분 100만원 안팎. 아이를 사랑하고 봉사하는 순수한 마음만으로 버티기 힘든 직업이다.
또한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라곤 정부가 지원하는 월 400만원 내외가 전부. 이 돈으로 시설 운영비와 공과금, 4대보험, 센터장, 교사의 급여까지 모두 감당해야 한다. 종교시설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센터는 더욱 경제난에 시달린다.
특히 센터 개소 후 최소 2년은 월세와 보증금 등 임차료와 운영비 지원이 전혀 없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최소 2년 이상을 감당할 재정이 확보돼야만 한다. 어지간한 각오 아니고서는 쉽게 시작할 수 없는 일이다. 무엇 하나 고장 나더라도 바꿀 엄두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적 문제는 늘 안고 갑니다. 저는 차치하더라도 교사 급여를 만족스럽게 주지 못하고 아이들을 위한 시설 유지와 필요한 물품 구입에 애를 먹습니다. 어쩌다 보니 우리 센터엔 장애아동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정서적으로 지낼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절실합니다.”



기부, 어렵지 않아요

황명숙 센터장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지 못해 여태껏 제대로 후원모금행사 한 번 못해봤다. 이번이 처음 받는 후원행사라 기대도 되고 사람들이 많이 와줄까 걱정도 된다.
“엄마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라서 인스턴트보다는 엄마가 해준 음식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꼬박꼬박 밥을 해서 먹여요.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되잖아요. 기부금으로는 사방이 뜨거워져 언제 망가질지 모르는 김치냉장고를 바꿀 생각이에요. 아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싶어요. 많이들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황 센터장은 곧 추석인데 올해도 아이들이 명절분위기를 낼 수 있게 선물보따리를 해주고 싶다. 여태 지인의 도움을 받거나 남편의 쌈짓돈을 털어 아이들 선물을 댔다. 하지만 그도 이젠 면목이 없다. 언제까지 지인의 호주머니를 털 순 없는 법. 
황 센터장은 아이들을 돕는 후원이라면 무엇이든 환영이다. 그중에서도 경제적 후원은 크나큰 보탬이다. 지역아동센터는 법정 후원 기관이므로 누구나 후원할 수 있고, 100% 소득 공제도 가능하다. 후원금이 모이기만 하면 그만큼 안정된 운영을 할 수 있다.
밥 한 끼로 시작하는 우리의 마음 나눔이 취약계층 아이들과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에게 큰 힘이 되는 해피데이 행사. 맛있고 건강한 밥상도 받고 따뜻한 마음도 전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실천이다.

후원 문의 : 천안지역아동센터 041-558-9101
해피데이 행사장소: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월봉1길 50-1 마실(예약 041-571-7007)

<숟가락 반상 ‘마실’은>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인공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맛깔 나는 한정식을 비교적 저렴하면서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한식당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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