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학생 동아리_서문여중 일어연극 동아리 ICHIGOE <いちごえ>
<강남학생 동아리>는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강남서초 지역 학생동아리를 탐방하는 코너입니다.
학생들의 잠재력과 다양한 능력을 중시하는 입시제도와 맞물려 대외적인 활동이 더욱 중시되고 있습니다.
이에 취재요청을 받은 모임과 동아리 중 선별해서 직접 탐방하고 매주 지면에 소개합니다. 문의 nseoul@naeil.com
어울리고 배려하며 열정을 다하는 여중생들의 모임
올해로 8회째인 전국학생 일어 연극대회. 서문여중 일어 연극 동아리 ‘이치고에’(담당교사 오재명)는 5년째 이 대회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일본어 공부가 좋아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학생부터 일어를 전혀 모르지만 연극과 공연이 좋아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학생까지 동아리 지원 동기는 다양하지만 그들의 도전 목표는 한 곳을 향한다. 뭔가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결과를 얻는 소중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서문여중 학생들. 비록 본선 대회 결과는 2등, 은상이었지만 그녀들의 열정과 노력만큼은 1등, 금상이었다.


작가, 배우, 연출, 스태프까지
학생의 힘으로 완성
일어 연극동아리의 작품은 매년 1편정도. 일본어 원어연극이라 한국어 대본 작성부터 일본어 번역 및 연기 연습과 발음 연습 등 많은 시간이 소요돼 1년에 1작품 완성이 목표다. 학생들이 여러 팀으로 나뉘어 한국어 대본을 써오면 담당 교사와 학생들이 돌려가며 읽고 심사해 한 작품을 선정한다.
그리고 나면 한국어 대본과 일본어 발음 표시 대본, 일본어 대본 등 3가지의 대본이 작성된다. 번역과 첨삭 과정에서 담당 교사의 도움이 절실한데 작년까지와 달리 올해는 원어민 교사와 외부 강사도 이 작업에 참여했다.
‘이치고에’의 회원은 총 10명. 2학년 4명, 3학년 6명이다. 이중 이번 대회에 참여한 회원은 6명. 스태프까지 총 6명의 인원으로 10분간의 무대를 완성하는 것이 대회 참여 조건이다. 회원들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동아리 활동 때 만나지만 대회 준비나 교내 축제공연 준비를 앞두고는 일주일에 4~5일씩 방과 후에 남아서 연습을 진행한다. 이윤표(3학년) 학생은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뿌듯함을 느낄 수 있고 동아리 활동이 재미있어요”라고 소개한다.




5년간 본선 진출의 쾌거
‘이치고에’는 2011년 3월 동아리가 결성된 후 같은 해 8월 연극 <다코야키>로 제 4회 전국학생 일어 연극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더니 다음 해 8월 제 5회 대회에서는 금상을 수상, 9박 10일의 일본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까지 매년 본선 진출.
연극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에는 제 7회 일본어·일본문화 퀴즈대회에서 연극부 학생 3명이 입상(1등인 금상 포함)을 하기도 했다. 또 매년 가을에는 학교 축제 무대에도 선다. 이렇게 각종 대회나 행사 준비가 없을 때는 일본인 교육 전문가를 모셔와 일본 문화체험, 일본 음식 만들기, 일본 관련 서적을 읽고 토론 시간도 갖는다.
그런데 어떻게 매년 대회 본선 진출이 가능했던 것일까? 동아리 학생들은 배역 선정도 까다롭게 진행한다. 대본도 공개경쟁 형태로 진행했지만 배역 역시 철저한 오디션을 통해 결정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배역도 중요하지만 극을 살릴 수 있는 배역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게 진행한 뒤 가장 적합한 배역을 결정짓는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대본 수정 작업. 촘촘하게 논의된 대본과 역할은 극의 사실감과 완성도를 높인다.




일어 실력보다는
열정과 성실함이 우선
학년말에 1, 2학년을 대상으로 다음해 동아리 회원을 뽑는 ‘이치고에’. 그래서 정작 대회 때는 3학년이지만 무대 경험이 전혀 없는 학생도 있다. 신입회원을 결정하는 기준은 뭘까. 동아리 차장 이지은(3학년)양은 “신입회원을 뽑을 때 일어 수준은 중요한 기준이 아니에요. 대회 무대에 서야하기 때문에 큰 목소리와 자신감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팀원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성실함이 갖추어진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연극 쪽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동아리에 가입했던 이혜원(2학년)양은 연극 활동을 통해 뜻밖에 일어 실력이 늘었다며 일석이조의 동아리 활동을 자랑했다. 스태프인 김영은(3학년)양은 배우들의 배경이 되는 PPT 화면들과 배경음악을 담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한 동아리 이치고에 작품은 ‘見捨てて ごめん(바라만 봐서 미안해)’라는 제목의 왕따 이야기다. 왕따 마리오와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는 단짝 루이지가 주인공. 친구들이 무서워 마리오와 멀어진 루이지. 그러나 시간이 흘러 개그우먼 지망생이 된 루이지는 면접관인 마리오와 만나게 된다. 서문여중 학생들이 풀어내는 왕따의 결말은 무엇일까 자못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