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구뜰집'_불 맛과 특제 소스가 어우러진 추억의 연탄구이

2015-09-23 23:19:19 게재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 가을을 실감케 한다. 입맛을 돋울만한 음식이 자꾸 생각나는 건 천고마비의 계절 탓일까.
지인들과 어울려 맛있고 편안하게 먹고 이야기할만한 곳을 찾았다.
입안에 불 맛이 번지는 추억의 연탄구이와 함께 저절로 추억 속으로 젖어들었다.



 

3대째 이어오는 추억의 연탄구이
방배동 서문여고 길 건너편에 있는 ‘구뜰집’은 연탄구이 전문점이다. 50년 전 대구에서 할머니 때부터 시작해 운영하던 음식점을 부모님에 이어 현재 ‘구뜰집’을 운영하는 이성우 대표가 물려받은 것이다. 서울 방배동으로 이전해온 것은 약 10년 전이라고 한다.
서울에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서기 전인 1960~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40~50대 중년들에게 연탄구이는 추억의 음식이 아닐까. 연탄아궁이에서 석쇠로 구운 고기와 생선 맛을 아마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럼 ‘구뜰집’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지긋한 중년일까? 그렇지 않다. 젊은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양념과 소스 때문인지 20~30대 젊은 층 손님도 많이 찾는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파불고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메뉴는 고기를 양념에 재서 하루정도 숙성한 후 연탄불에 석쇠로 구워낸다. 연탄구이 특유의 불 맛을 내면서 기름이 빠져 느끼하지 않고 쫄깃하며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일명 ‘마약 소스’라고 불리는 ‘구뜰집’만의 특제 소스와 파를 곁들여서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인 파불고기(8,000원), 매운 파불고기(9,000원) 이외에 연탄삼겹살(10,000원), 매운 불족발(600g, 13,000원), 연탄석갈비(10,000원), 돼지껍데기(7,000원) 등도 인기 메뉴인데 특히 돼지껍데기는 삼겹배받이살이라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추가 메뉴로 비빔공기, 된장찌개, 계란찜 등이 3,000원에 제공된다.




앉아서 편안하게 연탄 불 맛 즐긴다
요즘 고기구이 집에 가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연기와 냄새가 아닐까. 구울 때는 연기에 시달려야 하고 먹고 나서는 옷에 밴 냄새가 도무지 부담스럽다. 더구나 연탄구이라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지는데, ‘구뜰집’에서는 연기와 냄새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모든 고기 메뉴가 주문과 동시에 연탄 화덕에서 완전히 구워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서 테이블로 서빙 되기 때문이다. 다 구워진 음식을 편안하게 앉아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
식당 입구에 있는 ‘맛있는 고기 제작소’에는 연탄 화덕에 고기를 굽는 직원들의 손이 분주하다. 손님이 원할 경우 관람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연탄 화덕 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기한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부담 없는 점심 특선, 모임 위한 2층 단체 룸
점심에 고기는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 ‘구뜰집’은 점심에도 손님이 많은 편이다. ‘연탄불고기백반’, ‘매콤불고기백반’, 육쌈냉면(연탄불고기+냉면) 등 점심 특선 메뉴는 6,000원~8,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 특선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제공된다.
‘구뜰집’은 10~20여 명이 편안한 모임을 갖기에도 좋다. 1층은 3~5인이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 20여 개가 있어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층은 20인실 1개, 10인실 2개가 있어서 단체 모임을 가질 수 있다. 2층 단체 룸 이용은 예약이 필요하다.



위치 서초구 도구로 125(방배동 863-3), 이수역 2·3번 출구 서문여고/방배초교 인근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밤 12시, 일요일 휴무
주차 가능(10여 대, 무료주차)
문의 02-593-8592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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