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로교육과 미래사회

2015-09-24 10:48:26 게재
청소년 적성과 흥미에 맞춘 교육설계가 교육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학생 꿈과 끼를 길러주는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 진로교육 활성화는 국정과제로 선정될 만큼 중요한 교육목표가 됐다. 그럼에도 2012년부터 시작한 진로교육 목표와 성취기준은 일선학교 교육과정과 공식적으로 연계되지 않아 활용 여부가 모호한 상태로 끌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진로교육법'이 공포됨에 따라 명확하고 구체적인 진로교육을 추진하게 됐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진로교육에 대해 '생산직종을 위한 맞춤형 교육' 정도로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20년 후 현재의 직업은 90%이상 소멸되거나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미래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급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진로교육이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그러나 진로교육법이 공포됐다 해서 진로교육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가정과 부모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가족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자녀의 진로개발역량 신장과 진로컨설팅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진로정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정의 관심과 교육을 법이나 제도로 강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또한 모든 가정이 똑같은 조건으로 자녀교육에 나설 수도 없는 현실이다. 다행히도 지역사회와 교육청, 단위학교가 학생들의 진로교육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으로 전국에 자유학기제 진로체험센터 182개를 만들어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기업과 공공기관이 융합해 만들어내는 진로체험의 기회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질 높은 진로교육이 대도시나 농어촌 어디에서나 균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학생들이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진로교육제도 중 하나가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라고 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입시라는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수업과 실험실습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교육과정도 학생 참여형으로 이루어지며, 진로탐색과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동안 공부하는 즐거움과 생기를 찾았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동안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싶어 했고, 교실은 행복함이 넘쳐난다.

이런 자유학기제 불씨가 공교육 정상화로 이어지게 하려면 무엇보다 다양하고 질 높은 진로교육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즉, 모든 학생들이 자주적이고 창의적인 진로개발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아를 이해하고 사회적 역량을 개발하는 동시에 일과 직업세계를 통찰하는 것이다. 나아가 진로 탐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단위학교를 지원하고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미래 예측하고 행복한 삶 설계하는 밑거름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과도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서 아이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진로교육이라는 나침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아 실현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 어른의 몫이고, 한국교육의 당면 과제라 생각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행복한 삶을 설계하는 밑거름이 '진로교육'이기 때문이다.

문승태 교육부 진로교육정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