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준비 안되면 대화 어려워"

2015-10-08 10:59:16 게재

블링큰 미 부장관, 중국 역할 강조

사드 배치 시사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방한 중인 앤소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은 7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우리가 협상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노력은 미국 정부의 우선순위"고 강조하면서 "북한은 무엇을 해야할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가 열려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의미 있는 협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것을 언급하며 "이란은 핵무기를 동결하고 핵시설 사찰단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성공했다"면서 "여기서 배울 교훈이 있다. 북한 또한 유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만드는 데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할 준비가 안돼 있다면 협상을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그래서 중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은 독특한 관계이고 중국은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큰 부장관은 8일 중국을 방문해서도 중국과 이러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도 한반도 상황이나 북한 행동을 볼 때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이란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중시하는데 북한이 불안정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영향을 미쳐서 좀 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북한이 도발뿐만 아니라 대화에 대한 거부, 비핵화 약속 지키기를 거부하는 게 계속된다면 미국과 우방국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추가적 방어조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그는 추가적 방어조치에 대해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것이지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현재의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대화에 미국이 응할 것을 촉구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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