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무인회수기 회수량 20% 증가

2015-11-02 11:00:39 게재

환경부, 설치 1달만에

반환 편리, 회수율 높여

빈병 무인회수기를 설치한치 1달만에 회수량이 2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병 무인회수기란 소비자들이 소주병, 맥주병 등을 반환할 때 점원이 아닌 자판기처럼 생긴 회수기에 빈병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기계다.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센터)는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경우 빈병 무인회수기를 설치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약 800병이던 빈병 회수량이 운영 1개월만에 하루 평균 약 970병으로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또한 전문 수집인이 대량으로 한꺼번에 반환하던 방식에서 지역 주민이 빈병을 직접 반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9월 22일부터 수도권 지역 대형 마트에서 시범운영 중인 빈병 무인회수기. 사진 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9월 22일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국내 최초로 빈병 무인회수기 2대를 설치해 시범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롯데마트, 이마트 등 수도권 지역의 마트 7개 지점에 10대를 추가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맥주병 등을 편리하게 반환하고 빈용기 보증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빈용기 보증금제도란 빈용기 반환을 유도하기 위해 빈용기에 별도 보증금을 포함시켜 제품을 판매하고, 빈용기 반환 시 소비자에게 보증금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소주병이나 맥주병을 집 근처 마트나 슈퍼마켓 등에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주류나 청량음료 등의 유리용기가 적용대상이다.

석유 등 국내 소비에너지의 96%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빈병 하나라도 그냥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빈병 재사용 횟수는 낮은 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빈병 연간 출고량은 평균 53억병이지만, 빈병 재사용 횟수는 8회에 불과하다. 반면 독일은 40회이상으로 우리나라의 5배가 넘는다. 핀란드 30회, 일본 28회, 캐나다 15~20회다. 우리나라의 경우 빈병 수거 과정에서 파손되는 비율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국내 빈병 수거과정에서 파손되는 비율은 10%지만, 독일(3%)이나 핀란드(1%) 일본(4%) 등은 한 자릿수다.

무인회수 시범 사업은 내년 12월까지 한다. 이마트 성수점에는 대량의 빈병을 회수할 수 있는 '매립형' 무인회수기(3대 통합형)를 설치했다. 환경부는 향후 좁은 장소에 설치한 다른 마트의 '독립형' 회수기와 운영 실적을 비교해 국내 실정에 어떤 것이 적합한지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소비자 상담센터(1522-0082)도 2일 개설했다. 센터에서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빈용기 보증금제도를 안내하고 유통매장의 빈병 반환 거부에 대한 소비자 신고 등을 처리한다. 소비자 상담도 한다.

유승광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지난 9월 설치된 무인회수기 운영 결과, 회수량이 20%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른 호응을 보이고 있다"며 "무인회수기와 빈용기보증금 상담센터 운영, 환불표시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가 보다 편리하게 반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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