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실속 있는 알뜰시장
맛깔난 음식 찾는 단골이 많지요
요즘은 아파트 내에 알뜰시장이 있는 곳이 적다. 주민들의 대형마트 이용이 늘고 아파트 관리 차원에서 장을 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색 있는 먹거리로 꾸준히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10년 넘게 열리고 있는 알뜰시장도 있다.

맛으로 유명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김치시장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열리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 김치시장은 매우 유명하다. 선수촌아파트 주민뿐만 아니라 근처 주민들까지 와서 김치를 사기 위해 1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한다. 이렇게 오래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서 상인들은 서비스로 요구르트를 무료로 마실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김치가 담긴 큰 드럼통이 40여개에 달하는데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배추김치, 물김치, 석박지, 고추장아찌, 무말랭이, 깻잎, 오이소박이까지 그 종류도 다 셀 수 없고 때로는 이름을 잘 모르는 김치도 있다. 웅순네 김치는 유명세를 타서 인터넷 판매까지 하고 있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배추가 달아서 맛이 좋다. 배추는 고랭지배추나 해남배추를 이용하여 장기간 보관해도 김치가 무르지 않고 시원한 맛이 난다. 또 공장식으로 대량생산하는 것이 아닌 손버무림으로 담가 깊은 손맛이 우러난다. 젓갈 냄새가 적게 나고 담백해서 다양한 연령의 주부들이 많이 이용한다.
요즘은 된장, 고추장을 비롯해 밑반찬류도 많이 온다. 황태구이, 돼지갈비, 꽃게무침까지 판매한다. 아파트 주민 서희경(43)씨는 “김치를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잠에서 담그기도 번거롭고 맛이 떨어지면 안 먹고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한 달에 한 번씩 사다 먹는다”고 말한다.
상인의 인심도 후해서 5000원 단위부터 판매하며 많이 사면 다른 종류의 김치를 한 움큼씩 덤으로 얹어 준다.

순두부, 과일이 좋은 오금동 대림아파트 알뜰시장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대림아파트 알뜰시장도 상당히 오래된 곳으로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신선한 국산 과일과 수입 과일, 야채, 싱싱한 생선, 곡물, 견과류 등 다양한 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과일, 야채 코너는 대림아파트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대림 알뜰시장은 맛있는 두부와 순두부가 유명한데 직접 현장에서 만들어 팔아서 많은 손님들이 단골이다. 금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장터에 도착해 장사 준비를 시작한다는 상인은 “9년째 이곳에서 두부를 팔고 있다”며 “고소하고 깔끔한 맛에 반해 손님들이 많이 오고 있다. 영업상 하루 얼마나 판다고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그 날 가져 온 양은 다 떨어지기 마련이다. 항상 따뜻한 두부를 바로바로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두부는 3000원이고 순두부는 4000원이다. 직접 만들어 파는 손만두와 옛날식 도너츠도 인기가 있다. 김치와 부추 손만두는 한 팩에 3000원인데 만두피가 쫄깃해서 맛있다.
근처 아파트에 살면서 대림 알뜰시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주부 임소연(45)씨는 “원래 대형마트보다는 근처 재래시장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우리 아파트에는 알뜰장이 없어서 아쉬울 때가 있다. 그래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림시장이 물건 값도 괜찮아 종종 이용한다”고 말한다.

정이 오가는 알뜰시장, 가락 우성 아파트 알뜰시장
가락동 우성 아파트 알뜰시장은 매주 화요일 오전9시부터 오후 7시까지 7동과 8동 사이 길에서 열린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각종 야채부터 수산물, 곡물, 돈가스, 손두부를 비롯해 뻥튀기와 떡볶이, 순대, 가락국수와 씨앗호떡까지 다양한 간식거리를 팔고 있다.
손두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뜨끈한 두부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판다. 돈가스는 주문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주는데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간이 세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워 아이들에게 주기 좋다. 돈가스집 주인장이 쉴 새 없이 쓸고 닦으면서 청결을 유지하려 애쓰는 모습에 신뢰가 가고 손님들과 한 두 마디 주고 받으면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가락 우성 아파트에 사는 조 미정 씨는 알뜰시장이 서면 자주 온다. “일단 집에서 가까워서 좋아요. 평소 야채와 생선 살 때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야채 코너는 김장철답게 각종 김장거리를 내놓고 있었는데 알타리무 4단이 10,000원 깐쪽파가 5000원이다. 수산물 코너에서는 생물 오징어 2마리가 5000원 참조기 한 바구니가 10,000원 살아있는 꼬막 1봉지 7,000원이다.





먹고 또 먹고, 진주아파트 알뜰시장
잠실의 터줏대감인 신천동 진주아파트는 초고층 빌딩과 새 아파트들 사이에서 몇 안 되는 옛 모습을 간직한 아파트이다. 수십 년 자란 벚나무와 오래된 아파트가 어우러져 어릴 적 향수를 느끼게 해 준다. 이곳에 매주 수요일이면 시골장터처럼 정겨움이 가득한 알뜰 장터가 들어선다.
진주아파트 알뜰시장은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십 여 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여타의 재래시장처럼 야채, 생선, 과일, 건어물, 공산품 등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은 장도 보러 오지만 일주일에 한번 이웃 간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한다.
하나 둘 장터에 손님이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반갑게 인사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가 오래 알고 지낸 이웃들이다. 장터에서 만나 안부를 묻고 알뜰 장터의 맛집으로 유명한 묵 국수집에 모여 점심을 함께 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무엇보다 진주 알뜰시장에는 먹거리가 풍부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금방 삶은 탱글탱글한 족발과 찰옥수수, 가마솥에서 뭉근히 끓고 있는 사골국과 육개장 그리고 새신랑의 야무진 손끝에서 나오는 뜨끈한 묵 국수, 새콤달콤한 닭강정, 갓 튀겨 나온 쫄깃한 도너츠 등 팍팍한 도시의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정겨운 먹거리가 가득하다. 훈훈한 시골장터 모습 그대로이다. 알뜰하게 장도 보고 추억의 먹거리로 학창 시절의 향수도 달래보고 싶다면 다가오는 수요일 진주아파트 알뜰 시장으로 가 보시길.



위치: 송파구 신천동 20-4 진주타운 관리사무소 앞 도로가
(매주 수요일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