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한의원 곡수영 원장에게 듣는 ‘산전·산후 관리는 이렇게’
엄마 몸부터 챙겨야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어요
산후조리가 산모의 출산 후 망가진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한다면, 산전관리는 엄마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태아가 큰 위험 없이 태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일거양득의 치료법이다. 광교한의원 곡수영(한의학 박사, 한방소아과 전문의) 원장은 “첫 단추를 잘 꿰매야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있는 것처럼, 임신 기간 중에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하면 출산 후 우울증이나 산후풍 등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출산과 육아를 감당할 수 있는 엄마의 체력을 만드는 산전·산후관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부 괴롭히는 입덧 관리는 이렇게
임신 초기 임신부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게 입덧이다. 통상적으로 임신 4~5주차에 시작해 12~16주 사이에 사라지지만 임신 초기부터 출산할 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입덧이 아무리 심해도 엄마와 아이를 위한 영양 섭취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입덧이 빨리 줄어들도록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태아의 성장환경도 쾌적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만약 임신 3~4개월이 지나도 입덧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임신오저증으로 탈수와 영양불균형이 올 수도 있기 때문. 탈수가 심해지면 태아의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곡수영 원장 Advice_ 입덧 초기에는 편안하게 임신을 유지하면서 태아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위험한 증상을 예방하는 데는 한방치료가 도움이 된다. 특히 입덧 치료에는 침이 유효하다. 특히 내관이라는 혈자리는 외국 연구논문에서도 진토작용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내관 혈자리에 패치를 붙여 구토를 진정시키는 제품도 나와 있다. 유산 가능성이 있는 금기혈은 제외하고 입덧 완화작용이 있는 부위에 침을 놓기 때문에 태아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안전하게 침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입덧이 심할 때는 레몬생강차를 마시면 울렁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입덧은 공복이거나 소화가 어려운 음식을 먹었을 때 더 쉽게 나타는데, 생강은 진토뿐만 아니라 살균작용으로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레몬의 정유성분은 정신을 맑게 하며 입맛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그 밖에 매실차나 귤피차도 도움이 된다. 특히 귤피차는 평소 잘 붓는 체질에 좋다.
임신 후반기 임신소양증의 한방치료
임신을 하게 되면 몸 이곳저곳이 가렵거나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피부 트러블을 통칭해 임신소양증이라고 한다. 임신소양증은 담즙 효소가 원활하게 분비되지 못해 독소들이 표피에 나타나거나 스트레스,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생길 수 있다. 겨울철 건조한 계절이나 몸에 열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증상 부위가 넓어지거나 가려움의 강도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가려움증이 악화되면 수면부족, 스트레스를 유발해 산모나 태아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임신소양증도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 곡수영 원장 Advice_ 가려움증을 진정시키는 데는 순한 한방 연고제 자운고, 일황고가 도움이 된다. 소양감이 너무 심하면 원내 처방 해독팩을 붙이는 방법도 있다. 한방차도 도움이 된다. 간지러움증이 심하면 자소엽차, 건조한 피부소양증에는 당귀차, 과식을 했다거나 평소 안 먹던 음식을 먹고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면 무말랭이차가 도움이 된다. 만약 간지러움증이 전신형으로 나타나고 수포가 보인다면 간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 담기능 뿐만 아니라 간기능이 떨어져도 소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후 ‘~카더라’ 통신에 현혹되지 마세요
●체력 보충을 위해 진한 사골국을 먹으면 좋다? NO
모유 수유를 위해 유선이 트이게 하려면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출산 직후 1주일간은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당분간 권하지 않는다. 자칫 기름진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몸에 열을 조장하거나 어혈이 잘 제거되지 않으며 유선이 잘 트이지 않아 유선염이 악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유수유를 위해 되도록 맑은 국물 종류를 많이 먹되 지방이 적은 육류나 소화가 용이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흰살 생선, 새우, 전복류를 통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구나 단녹용탕, 달생산을 먹으면 순산할 수 있다? NO
달생산은 중국 당송시대 상류층 여성들을 위한 것이었다. 잘 먹고 활동량은 적어 체중이 불어난 여성들이 지방과 부종 때문에 산도가 좁아져 출산할 때 애를 먹었다. 그래서 미리 산도를 확보하기 위해 먹었던 것이 달생산이다. 단녹용탕은 전신 에너지를 높이는 한약재다. 평상시 살이 안 찌고 왜소하거나 움직이기만 하면 몸이 축 처지는 허약체질의 산모는 단녹용탕을 먹으면 출산에 도움이 된다. 이렇듯 달생산과 단녹용탕은 산모의 체질에 따라 구분해서 먹어야 한다. 산모가 어떤 체질이 어떤지 한의사에게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게 우선이다.
●출산 후에는 무조건 누워 있는 게 좋다? NO
출산 후 이틀까지는 침상에서 안정을 취하고 3일째부터는 가볍게 실내를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가벼운 산책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빠른 상처 회복과 출산 후 관절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방안의 온도를 적당히 하여 과도한 발한을 막고 수분 및 체력 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