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OECD 국가 독서실태·정책 비교 ①

우리나라 '습관적 독자' 가장 적다

2016-03-07 10:45:24 게재

간헐적 독자 비율 가장 높아 … 나이 들면 독서율 급격히 떨어져

지난 1월 발표된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성인은 100명 중 6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공공도서관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성인 28.2%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독서실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독서 선진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내일신문은 지난해 12월 발간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도 해외 주요국의 독서실태 및 독서문화진흥정책 사례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이에 대해 살폈다.

<편집자주>

OECD 국가들과 독서 빈도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일 읽는 '습관적 독자'의 비중이 조사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요국 독서실태 연구 보고서는 OECD 주도로 수행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의 2013년 1차 보고서 결과에서 비교자료를 추출했다.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 영국, 핀란드, 일본 등 OECD 21개국이 이 보고서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이다.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독서율과 독서빈도를 보여주는 질문은 "다음의 활동을 얼마나 자주 합니까? 나는 책 읽기를~"이다. 응답자는 "①전혀 하지 않는다 ②몇 달에 한번 한다 ③한달에 한두번 한다 ④일주일에 몇 번하나 매일은 아니다 ⑤매일 한다" 중 하나로 답했다.

◆매일 읽는 독자, 8.4% 불과 = 우리나라 국민 중 매일 읽는 습관적 독자 비율은 비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매일 독서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8.4%에 불과한 것. "매일 독서한다"는 응답자의 비교국 평균은 20.2%다. "매일 독서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영국으로 32.6%에 달했다. 뒤이어 아일랜드 31.5%, 덴마크 28.9%, 미국 26.9%의 순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응답한 답은 "한달에 한두번 독서한다"로 26.2%를 기록했다. 한달에 한두번 책을 읽는 간헐적 독자의 수는 OECD 국가 중 최상위로 비교국 평균인 14.3%를 훨씬 상회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 중 "전혀 읽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이들은 25.6%에 달했다. 국민 4명 중 1명은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 '비독자'라고 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에서 비독자를 제외한 독서율은 74.4%를 기록했다.

비독자 비율은 다행히 비교국 평균인 23.5%와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다. 전체에서 비독자를 제외한 비교국 평균 독서율은 76.5%를 기록했다.

이를 종합하면 독서율은 비교국 평균과 비슷하나 책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습관적 독자보다 간헐적 독자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보고서는 "매일 독서한다" "일주일에 몇 번 독서하나 매일은 아니다"라고 응답한 독자들을 습관적 독자라고 분석했는데 우리나라는 습관적 독자의 비율이 25.1%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 독서한다" "일주일에 몇 번 독서하나 매일은 아니다"라고 응답한 습관적 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영국으로 조사대상의 51.8%에 달했다. 다음으로 덴마크 51.0%, 스웨덴 50.9%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48.4%), 미국(47.1%)도 습관적 독자의 비율이 높다. 이들 국가에서는 국민의 절반이 습관적 독자인 셈이다.


◆중·노년 독서 진흥 노력 필요 = 우리나라의 경우 연령대가 높을수록 독서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24세의 독서율은 비교국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55~65세의 독서율은 가장 낮았다. 16~24세의 독서율과 55~65세의 독서율의 편차가 비교국 중 가장 컸다.

16~24세의 독서율은 87.4%에 달했다. 비교국 평균인 78.1%에 비해 9.3%P 높다. 이 연령대의 독서율 상위국은 한국 에스토니아 미국 스웨덴 캐나다 덴마크 순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16~24세 인구에 대해 2003년에 시작해 2007년에 끝난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의 수혜자들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들은 1990년대 어린이 청소년 출판이 활성화된 시기에 학령기를 보냈다.

반면 55~65세의 독서율은 51.0%로 비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비교국 평균은 73.9%로 22.9%P나 차이가 난다. 이는 비교국의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비교국 중 상위국은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에스토니아 독일로 83~86%의 높은 독서율을 보인다.

독서율이 낮아지는 흐름은 45~54세의 독서율에서부터 나타난다. 이 연령대의 독서율은 68.8%로 비교국 평균 75.8%에 비해 7%p 낮다. 16~44세의 독서율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는 것. 68.8%의 독서율은 비교국 중 하위권에 속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45~54세에 대해 1960년대에 태어나 1970~198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베이비부머들로 학교에서의 독서지도가 거의 없었던 연령대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에 대한 문화적 경험도 없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중·노년의 독서 진흥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사서 출판 등 독서와 관련된 풍부한 자원에 대한 경험, 이러한 문화자본을 자유롭게 이용해 본 경험이 평생의 독서에 얼마나 중요한 요인인가를 유추할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중·노년의 독서 진흥에 대한 별도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OECD 국가 독서실태·정책 비교'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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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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