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한해 유입인구가 1만명이 넘고, 관광객은 1000만명을 웃돈다. 땅값도 집값도 치솟고 있다. 그러면 제주의 외형을 받쳐줄 내면의 이야기는 있나?

사실 제주야말로 이야기천국이다. 신화가 있고 민담이 있고, 만신이 꿈틀댄다. 그리스의 올림포스 12신보다 더 생생한 인격을 갖춘 천지왕 삼승할망 같은 10신이 있고, 천지왕→설문대할망→심신인으로 이어지는 신의 계보도 있다.

제주출신 소설가 이석범이 이 제주의 설화를 신화, 전설, 민담 3분야로 나눠 정리했다. 이름하여 '탐라유사 8부작-제주의 신화·전설·민담'. 신화는 신들이 등장하는 세상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 전설은 비범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역사이야기, 민담은 평범한 인물들이 겪은 특이한 체험이야기다. 지난 14년간 문·사·철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과 과학기술·예술·실용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는 '살림지식총서'로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