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정상(G7)들 일본에서 북핵 논의하는데

대한민국 외교는 아프리카로 사라졌다

2016-05-26 11:05:25 게재
세계 주요국(G7) 정상들이 일본에 모여 북핵문제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외교전'이 펼쳐지는데 제1당사국인 대한민국 외교는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26, 27일 양일간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는 G7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주요의제로 세계경제와 테러위협, 북핵문제 등 한반도와 주변국 이해관계가 얽힌 민감한 사안들이 다뤄진다.

오바마 대통령의 27일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중의 갈등과 당대회 이후 북한의 대화공세 등 한반도 주변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억지력을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은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차 12일 동안 나라를 비운 상황이다.

외교가의 관심이 온통 대선도전 의사를 밝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행보에 쏠려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 총장이 참석하는 제주포럼에는 외교부 전현직 고위간부들이 대거 참석한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G7 회의나 히로시마 평화공원 헌화 등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목소리는 좀처럼 찾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료를 지낸 한 전직외교관은 "정식회원이 아닌 상태에서 G7에서 다뤄지는 북핵 문제 등 일부 주제를 위해 대통령이 일본을 가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지금 아프리카 순방이 그렇게 급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일 위안부합의에 이어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으로 과거는 덮고 미일 동맹을 동북아전략의 중심축으로 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라며 아프리카에 가서 새마을운동을 선전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우리 외교는 핀트를 제대로 못 맞출 뿐 아니라 타이밍마저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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