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네덜란드 금 자국반입 눈길

2016-05-27 10:48:13 게재

통화정책 불신이 한몫

2010년초를 기점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이전까진 순매도자였지만, 2010년 기점으로 순매수자로 바뀌었다. 2015년 각국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의 총규모는 483톤에 달한다.

1971년 미국이 금과 달러의 태환을 정지한 이래 2번째 많은 매입 기록이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금매입에 적극적이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는 역사상 최고의 금매입 열풍이 일었던 시기로 기록됐다.

물론 모든 중앙은행이 순매수자로 나선 건 아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외환보유금 대부분을 청산했다. 주로 금주화를 만들어 시중에 판매했다. 베네수엘라는 경제침체로 부채를 갚지 못하자 최근 대대적인 금 매각에 나섰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하거나 해외에 보관된 금을 다시 자국으로 반입하고 있다. WGC에 따르면 이달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은 3만2754톤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6일(현지시간) "2010년부터 각국 중앙은행의 금확보 열풍이 시작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나 제로금리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본격 시행되던 때와 궤를 같이한다"며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성공할지 여부는 아직 결론나지 않았지만, 중앙은행들이 정책의 위험성을 금 확보로 헤지하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어 "투자자들 역시 금을 사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며 "경제위기를 막는다는 중앙은행의 능력과 자신감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BI가 분석한 각국의 금보유량과 내역. 1위 미국(8133.5톤, 외환보유고의 74.9%)은 2~4위 3개국가의 금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비중 역시 74.9%로, 외환보유고의 88%를 금으로 갖고 있는 타지키스탄에 이어 2위다. 최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엔 금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게 BI의 판단이다. 미국의 금은 켄터키주 포트녹스와 필라델피아 조폐국, 덴버 조폐국, 샌프란시스코 순분검정소(Assay Office), 웨스트포인트 금괴저장소 등에 분산 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위 독일(3381톤, 외환보유고의 68.9%) 독일은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등 해외 금보관소에 있는 자국의 금을 지속적으로 반입하고 있다. 지난해 분데스방크가 자국으로 들여온 금은 210톤에 달한다. 독일은 2020년까지 보유금 3381톤 전량을 자국 내에 둘 계획이다.

3위 이탈리아(2451.8톤, 외환보유고의 68%) 이탈리아는 수년간 현재의 금보유량을 유지해왔다. 2006~2011년 이탈리아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자국이 금을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적극 주장한 인물이다. 드라기 총재는 2013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 금이 포함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기능한다"며 "달러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금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4위 프랑스(2435.7톤, 외환보유고의 62.9%)는 지난 몇년간 보유금을 매각해 온 대표적인 나라였지만, 극우파 정치인 마린 르 펜이 집중적인 정치공세를 펴자 매각세를 멈췄다. 르 펜은 매각동결뿐 아니라 해외에 보관된 금을 하루 빨리 반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5위 중국(1797.5톤, 외환보유고의 2.2%)은 2015년 여름 자국 금매입량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 구성통화로 편입되면서 중국이 미 국채 등 달러자산을 매각하고 2.2%에 불과한 금 보유비중을 더 늘릴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금생산국가인 중국은 지난 4월 인민화 표시 금거래를 시작, 금가격 결정권을 쥐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6위 러시아(1460.4톤, 외환보유고의 15%)는 최근 몇년 동안 가장 활발한 금 매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206톤의 금을 추가하면서 최고매입 국가로 기록됐다.

러시아의 금확보 열풍은 2014년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를 받게 되면서 달러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해 금 매입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7위 스위스(1040톤, 외환보유고 6.7%)의 금 보유량은 7위에 불과하지만 1인당 금보유량은 세계 최고다. 스위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중립국 위치를 적극 활용해 연합국과 주축국 모두와 금거래를 한 이력이 있다. 현재 스위스의 금 거래 대부분은 중국, 홍콩과 이뤄진다. 올 1분기 스위스중앙은행이 고시한 59억달러(약 7조원)의 이익은 이들 나라와의 대규모 금거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산된다.

8위 일본(765.2톤, 외환보유고의 2.4%)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제로금리에 이은 마이너스금리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적극 시행하면서 전 세계 금 수요를 크게 자극시키고 있다.

9위 네덜란드(612.5톤, 외환보유고의 61.2%) 중앙은행은 현재 금보유금고를 개조하는 한편 신규건설을 위한 부지를 찾고 있다. 네덜란드의 금은 대부분 미국에 보관돼 있으며, 이를 자국으로 들여오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금고 개조 및 증설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0위 인도(557.7톤, 외환보유고의 6.3%) 중앙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금소매판매소 중 한 곳이다. 12억5000만명의 인도 국민들은 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자랑한다. 매년 10~12월은 인도 명절과 결혼식 시즌이 겹치는 시기로, 소매용 금 판매가 급증하는 때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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