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차익 연간 200조 넘어"

2016-06-27 10:52:25 게재

토지+자유 연구소 분석 … 귀속임대료 합치면 400조원 상회

"부동산소득이 소득불평등 심화 요인 … 불로소득 환수해야"

최근 8년간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한 매매차익 규모가 연평균 200조원이 넘는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이 무주택 가구이고 개인소유 땅이 소수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소득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27일 '토지+자유 연구소'가 내놓은 '부동산소득과 소득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연평균 부동산 매매차익은 243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 등 표본을 분석하거나 국세청의 양도소득세 자료를 활용한 기존 연구와 달리 취득세 통계를 이용해 구한 수치다. 패널을 이용한 조사는 표본이 제한적이어서 대표성이 떨어지고 양도세 통계를 활용한 분석은 비과세 대상인 1가구 1주택과 법인세 대상인 법인 등이 빠져 매매차익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는 반면 취득세 통계를 이용한 분석이 현실에 가장 가깝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먼저 부동산 취득시 납부하는 취득세액을 평균 취득세율로 나눠 한 해에 거래된 부동산 총액을 계산한 뒤 이를 다시 전체 부동산총액으로 나눠 거래비율을 구하고 평균보유기간을 추산했다.

가령 한 해 부동산 취득세액이 1조원이고 취득세율이 2%, 전체 부동산 총액이 600조원이라고 하면 그 해 거래된 부동산 가액은 50조원(1조원/0.02), 연간 부동산 거래비율은 8.3%(50조/600조원)가 된다. 또 매년 전체 부동산의 8.3%가 거래된다면 부동산 평균 보유기간은 12년(100/8.3)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같은 방식으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거래되는 비율을 부동산 취득세 분류방식인 주택, 일반건축물, 토지로 구분해 본 결과 주택은 11.2~14.6%, 일반건축물은 4.5~6.5%, 토지는 15.9~21.8%으로 추산됐다. 평균보유기간은 주택이 6.8~8.7년, 일반건축물은 15.5~21.7년, 토지는 4.6~6.3년이었다.

보고서는 주택은 7년, 일반건축물은 18년, 토지는 5년 보유하는 것으로 보고 부동산 매입 당시(주택의 경우 7년전) 가격에 보유기간 동안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한 매입비용의 현재가치를 매각액에서 빼는 방식으로 차익을 계산했다. 그 결과 주택 매매차익은 연평균 116조원, 일반건축물은 71조8000억원, 토지는 55조6000억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무주택 세대가 절반(45~48%)에 가깝고 민유지의 97.3%를 인구의 10%가 소유하고 있어 대부분 사람들은 부동산 매매차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부동산 매매차익이 소득불평등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가 한국은행의 '제도부분별 순자본스톡'에 나온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소유한 주택, 일반건축물, 토지 가액 총액을 활용해 매매차익을 계산한 결과 2007~2014년 동안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가져간 부동산 매매차익은 연평균 GDP의 15%, 총본원소득의 22%나 됐다. 매년 가계 전체소득의 20% 이상이 부동산 매매차익에서 발생한다는 얘기다. 다만 부동산가격 상승률이 떨어지면서 매매차익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매매차익 외에 귀속임대료도 부동산소득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귀속임대료란 자기 집을 타인에게 임대해 준다고 가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현금으로 손에 쥐는 소득은 아니지만 집이 없다면 누릴 수 없는 사실상 소득에 해당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임금소득이 같더라도 부동산을 소유했느냐에 따라 경제력의 차이가 나는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선 귀속임대료를 부동산소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귀속임대료 수준을 주택은 4%, 일반건축물은 5%, 농지 1.5%, 기타 토지는 0.5%로 보고 계산한 결과 전체 귀속임대료는 2007년 165조7000억원, 2010년 202조5000억원, 2014년에는 246조8000억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2014년 기간 동안 매매차익과 귀속임대료를 합한 부동산소득은 연평균 450조원에 달했다.

남기업 토지+자유 연구소 소장은 "2007~2014년 주택에서만 100조원 정도의 매매차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는데 무주택자들은 피해를 보는 반면 주택소유자, 그중에서도 주택과다소유자들은 엄청난 매매차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불로소득'에 해당되는 부동산소득을 환수해야 소득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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