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를 위한 조언_수학, 정말 포기해도 될까?

2016-06-30 23:29:45 게재

수포자.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수포자의 유혹을 겪었을 것이다. 이과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수학을 공부해야 하기에 좀 낫지만, 문과 학생들의 경우는 많은 학생들이 수포자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섣불리 수학을 포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수도권 소재 대학들과 주요 국립대의 모집요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수리 영역을 반영하고, 일부 대학들만 수리 영역을 반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리 영역을 포기하면 지원할 수 있는 상위권 대학의 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문과의 경우는 오히려 수포자가 많기 때문에, 역으로 생각하면 수학 점수를 조금만 올려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역대 수능 수학 점수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1등급 커트라인이 90점을 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학을 포기한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 하나를 버리는 것과 같다.

 

철저한 개념정립과 반복학습에 주력하라.

학생들에게 “미분이 뭔지 아니?“라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네, 풀 수 있어요“이다. 다시 미분의 뜻을 물어보면 풀 수 있으니 문제를 달라고 말한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학을 문제풀이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풀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수학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개념정립이 최우선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용어의 의미와 용어를 정의한 아이디어의 구조를 익혀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문제를 풀어야한다.

집을 지을 때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듯, 수학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문제만 풀고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는 것은 우선 기초를 다진 다음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기본을 다지기 위해서는 교과서만 꾸준히 풀어도 충분하다. 여기서 ‘기본을 다진다’는 의미는 단원별로 중요 개념 및 공식들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기본을 잡았을 때에야 비로소 수학 공부를 할 준비가 된 것이다. 이러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만 많이 풀어봐야 재미도 없고, 실력도 늘지 않는다.

개념 정립이 되었으면, 이제 실제로 문제를 풀어볼 단계이다. 정립된 개념만을 가지고도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내신을 봐야 하고 수능을 봐야 하며, 이러한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제한된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반복학습을 통해 개념을 체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역 학생들을 위한 조언

대부분의 고1 학생들은 첫 학기 시험을 보고 많은 좌절을 겪었을 것이다. 이때가 바로 수포자들이 가장 많이 발생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중학교 때는 곧잘 했는데 고등학교 들어와서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라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는 고입과 대입의 연계성이 떨어지기에 일어나는 현상인데, 중학생 때는 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를 비롯한 진로와 진학을 강화한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대입 과정은 내신과 수능에 중점을 둔 체제로, 달리 말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수학 과목에서는 그 양이나 체감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중학생 때와는 다르게 좀 더 철저한 공부법이 필요하다.

고2 학생들은 수포자라면 지금 진도과정을 바로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수업 시간에 들어보려 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도 잘 안 되고,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기초가 부족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방학에 무리한 선행보다는 고1 과정부터 개념을 확실히 잡아서 2학기에 학교 진도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고3 학생들은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이다. 모의고사에서 하위권인 학생이라면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수능에서 3점이나 쉬운 4점 문제는 기본 원리를 묻는 문제가 출제되고, 이러한 문제들만 맞춰도 3등급 이내의 점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들을 우선적인 목표로 잡고 공부를 하여 실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수리 영역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끈기와 자신감이다.

수포자들이 안 풀리는 문제를 볼 때 흔히 하는 말이 “이 문제를 제가 어떻게 풀어요?”이다. 많은 학생들이 처음부터 겁을 먹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끈기를 가지고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재미도 없고,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나 생각이 들 것이다. 이는 마치 다이어트와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힘들고 재미없지만,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해보면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수학 역시 안 풀리거나 모르는 개념이 있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답을 갈구한다면 더 이상 수포자가 아닌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 이민재 (수시로 학원 수학 전임)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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