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자치부가 추진 중인 '지방재정제도 개편'을 위한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일부 지자체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데 이어 지방분권특별법 등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 홈페이지 확인결과,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법 시행개정령 입법예고기간인 7월 4일부터 8월 16일까지 국민신문고 전자공청회에 올라온 2411건 가운데 1893건(78.5%)이 반대의견이었다. 찬성은 161건으로 6%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기타(1건) 및 추천(328건) 의견이었다.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경기지역 6개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에 대한 조정교부금 우선배분 특례조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조정교부금 배분기준 가운데 재정력지수 반영비중을 높이되 징수실적 비중은 낮추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반대의견은 '지방재정 개편안은 재정형평성 제고라는 미명하에 정부의 책임을 지방정부(불교부단체)에 전가하는 것으로, 지방자치를 말살하는 개악이다' '이번 지방재정개편안은 지방재정의 하향평준화를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내용이 다수였다. 반면 찬성의견은 '조정교부금 제도 도입취지에 맞게 개정함이 타당하다' '지방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에 따르면 법령 등을 제·개정 또는 폐지하려는 경우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44조 제3항에는 '행정청은 해당 입법안에 대한 의견이 제출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존중해 처리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병)은 지난 11일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반대의견이 80%에 달한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존중해 처리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윤식 행자부 장관은 "온라인 상의 의견은 그렇지만 전국의 대부분 지자체들은 찬성하고 있고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종합적으로 잘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수원·성남·화성시는 지난달 28일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은 명백한 위헌이자 지방정부의 권한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어 수원시는 8일 성명을 내 "행자부의 지방재정개편안은 대도시 재정특례를 인정한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등 상위법을 무력화하는 법률적 일탈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면 인구 50만 대도시는 지방재정법 제29조에 규정된 조정교부금 재원의 47%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27% 수준(수원시 경우)의 재원만 보전받게 되기 때문이다. 김영진 의원은 상임위 회의에서 "사무위임이 많은 대도시의 재정특례를 특별법까지 만들어 보장하고 있는데 시행령을 바꿔 법을 위반하는 게 타당하냐"고 따졌다. 홍 장관은 "47%는 조정교부금 조성기준이고 배분은 배분기준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조정교부금 도입 취지는 시군 재정력 격차 완화를 위한 것으로 시행령 자체는 법에 충실하게 마련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성남시장은 17일 홍윤식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행자부가 홈페이지에 '지방교부세 불교부단체 우선배분 특례적용으로 도세 90%를 우선 배분받고 있다'고 거짓 홍보를 하다가 '조정교부금 재원조성액의 90%'로 수정했고, 판교특별회계 5923억원까지 포함해 성남시 순세계잉여금이 7000억원이 넘는다고 언론에 공표하는 등 거짓 정보와 통계자료를 유포해 지자체의 공적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