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먹이는 돌려주세요"

2016-10-21 10:44:57 게재

강서구 수거함 설치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멧돼지, 아파트단지 내 쓰레기통을 뒤지는 청설모…. 서울 강서구가 부족한 먹잇감 때문에 주택가까지 침범하는 야생동물 문제 해법을 내놨다. 강서구는 등산로 입구에 도토리나 밤 등 임산물을 수거하는 상자를 설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강서구는 이달 초 주민들이 즐겨 찾는 개화산과 봉제산 치현산 등산로 입구 10곳에 도토리 수거상자를 마련했다. 야생동물 먹이가 되는 임산물을 등산객들이 부러 채취하거나 재미삼아 집어가는 바람에 다람쥐 토끼 꿩 청설모 등 먹잇감이 부족하다고 판단, 다시 자연에 돌려주기 위해 택한 방법이다.

상자를 설치한 뒤 1주일간 공원관리자를 통해 매일 확인한 결과 도토리 수거뿐 아니라 홍보 효과도 큰 것으로 확인했다. 구는 "1주일만에 상자에 도토리가 절반정도 쌓였다"며 "동네 뒷산에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과 무심코 가져오는 도토리가 야생동물 먹잇감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알릴 수 있어 주민들 호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강서구는 도토리 수거상자에 쌓인 임산물을 다시 산속에 뿌려 야생동물 먹이로 돌려줄 예정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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