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의원 “차은택 청년희망재단 개입시도”

2016-11-07 17:29:16 게재

내부문건에 “문화창조융합벨트와 연계” 명시

고용부 “아이디어 차원, 접촉도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씨가 청년희망재단에도 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청년희망재단 발기 개요 및 준비상황’에 따르면, “청년희망펀드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창조경제혁신센터·문화창조융합벨트·K-MOVE센터·대학·업종별 사업자단체 등의 취업연계 서비스 거점 역할”이라며 “재단 사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등의 목적으로 재단 출범이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때까지 ‘핵심멘토 토크 콘서트 개최’, 문화창조융합센터와 협업해 ‘문화콘텐츠 관련 강좌’를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의 1호 기부를 시작으로 조성된 펀드로 청년 일자리 창출사업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과 고용노동부가 대대적인 기금 모금 캠페인을 벌여 이건희 삼성 회장 200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150억원, 구본무 LG 회장 70억원, 신동빈 롯데 회장 50억원 등 한 달 만에 800억 원의 기금을 모았고, 최근까지 1400억원을 모았다.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대기업들이 모금에 앞 다퉈 동참한 것은 모금의 당사자가 재단이 아닌 정부이기 때문 아니냐”며 ‘기업 팔 비틀기’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청년희망재단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고용부 직원을 재단에 파견하고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이를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차은택 감독이 기획하고 추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중 하나이다.

이 문건은 현재 청년희망재단 이사로 있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청년희망재단 제1차 이사회 보고안건으로 제출했다. 이 문건에는 같은 달 14일 개최된 발기인총회에서 의결된 9개 주요안건에 대한 설명과 재단 사무소, 사업방향, 향후 일정 등이 담겼다.

정부의 공식 보도자료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 장관은 재단 발기인 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해 10월 7일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콘텐츠 산업 진출 희망자를 대상으로 융복합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제공하고, 문화창조융합벨트와 연계를 통한 전문·심화 멘토링 및 취업·인턴쉽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희망재단은 실제로 같은 해 11월 매주 목요일 청년희망아카데미 강좌에 변 모 작가 등을 초청해 3차례 ‘문화창조강좌’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재단 출범 전에 발기인들이 제시한 다양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문화창조융합센터를 통해 문화콘텐츠 관련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를 받으려고 했지만 접촉도, 단 한 건의 진행도 없었다”며 “진행된 ‘문화창조강좌’는 재단이 직접 섭외해 재능기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문건을 통해 차씨의 영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볼 수 있다”며 “청년희망재단이 순수 민간재단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과 별반 다름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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