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미국 국방장관) 방한에 기대와 우려 교차

2017-02-02 11:20:00 게재

북 위협에 동맹 과시

'미국 우선주의' 경계

오늘 오후 방한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해외순방에 나섰고,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미 국방장관이 첫 순방지로 한국과 일본을 정한 경우는 1997년 윌리엄 코언 장관 이후 20년 만이다. 일정표를 분단위로 쪼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케줄도 빡빡하다. 매티스 장관은 오후 1시쯤 오산 공군기지에 전용기로 도착한 뒤 곧바로 용산 주한미군사령부로 이동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어 오후 4시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5시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잇따라 예방한다. 또 저녁에는 한민구 국방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3일 오전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고, 곧이어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 진행한다. 이어 한민구 장관과 국립서울현충원에 헌화한 뒤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에 쏠린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커지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정책이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동맹관계와 기존질서마저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매티스 방한이 이같은 기조와 얼마나 비슷할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다만 매티스 장관은 미국 신 행정부 내에서도 이례적일만큼 동맹가치를 우선하는 원칙론자로 알려져 있다. 동북아시아 외교안보전문가인 제프리 호넝 사사카와 재단연구원이 31일 CNN 기고를 통해 "(매티스 장관 방문이)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동맹관계 흐름을 작년 대통령 선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것"으로 평가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찮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동맹을 강조하고 전략자산을 갖다주면서 분위기를 띄워놓은 뒤 무기를 팔고, 방위비 분담액을 증액해 결국 실리는 미국이 다 가져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매티스는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면서 국방뿐만 아니라 외교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면서 "그가 돌아간 후 머지않아 '미국 우선주의' 파도가 동북아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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