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성 이혼상담 10년새 32배

2017-03-07 10:09:04 게재

가정법률상담소 사례 분석

부모부양 형제간 갈등 증가

"오빠가 고등학교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온갖 고생을 하며 오빠 대학 학비는 물론 결혼할 때 집도 사줬죠. 그러나 오빠가 어머니를 모시지 않아 현재 어머니는 우리집에서 머물고 있어요. 오빠에게 어머니 부양료를 분담하자고 했으나 거부했죠. 오빠는 재산도 많고 연금도 받고 있어요. 오빠에게 부양 분담을 요구할 수 있나요?"

-50대 여성 A씨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부모 부양을 둘러싼 형제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해 부모 부양 관련 상담 건수가 10년전인 2006년보다 3.7배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면접상담 2만2067건을 분석한 결과다.

상담소 측은 "상담자가 자녀인 경우 가출이나 이혼 등으로 자신을 키우지 않은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지, 부양을 피하는 다른 형제자매와 의무를 나눌 수 있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모 역시 자신을 외면하는 자녀를 상대로 부양료를 받아내는 방법을 상담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 결과 고령화 사회 관련 상담이 증가하고 있었다. 치매 등 법률 행위를 하기 어려운 부모나 배우자의 후견인이 되기 위한 상담도 늘었다. 과거 한정치산·금치산 제도를 대체하는 성년후견과 관련한 상담은 지난해 763건이었다.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3년 143건에서 5.3배 늘었다.

상담소 측은 "후견인이 되고자 하는 이가 피후견인의 부모나 배우자일 때는 특별한 갈등이 없지만, 형제나 자녀인 경우 다른 형제자녀간에 갈등과 마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혼 이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10년전에 비해 70~80대 남성의 이혼 상담이 최고 32배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이혼상담 6969건 가운데 여성이 5009건(71.9%), 남성은 1960건(28.1%)이었다. 여성은 40대(28.9%)가, 남성은 60대 이상(31.9%)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60대 이상의 황혼이혼 상담건수는 10년 전인 2006년에 비해 여성은 4.9배, 남성은 10.4배 급증했다. 특히 70대 남성의 이혼상담은 7건에서 224건으로 10년 사이 32배 폭증했다. 60대 이상 노년에 이혼을 고민하는 이유는 성격 차이와 경제적 갈등이 가장 많았지만 80대 여성은 남편의 폭력을 1순위로 꼽았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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