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농 농지 매입해 청년에 임대
2017-04-12 10:21:53 게재
농어촌공사 청년농 지원
농어촌공사가 2012년부터 본격 추진한 '2030세대 농지지원' 사업대상자는 2014년 2667명에 이어 2015년 2958명, 2016년 3080명으로 늘었다.
충북 진천에서 쌀 수박 등을 재배하면서 한우도 키우는 김상규(36)씨는 농지은행을 통해 영농규모를 키워 경영 및 소득안정을 이뤘다. 김씨는 "쌀전업농이던 아버님이 병으로 농업을 하기 어렵게 되자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농업을 이어받았지만 어려움이 컸다"며 "논 3ha에서 저농약 농법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거듭 실패해 농업을 계속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어려움에 처한 김씨를 도운 건 농지은행이었다. 김씨는 2011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농지은행을 통해 1.1㏊의 농지를 매입하고 1㏊ 농지를 임차하며 농사규모를 5.1ha로 키웠다. 쌀농사뿐만 아니라 수박 멜론도 재배하고 한우도 키우며 복합영농을 했다. 소득은 연 2500만원 수준에서 6000만원 규모로 늘었다.
김씨처럼 영농규모를 확대하려는 청년농업인은 농지규모화사업을 통해 농지를 매입하거나 임차할 수 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농지규모화사업을 통해 호당 평균농지규모는 1995년 2.5ha에서 2016년 6.2ha로 늘었다. ha당 직접 생산비도 56만6000원 줄었다.
농어촌공사 윤석환 부장은 10일 "청년 농업인은 농지 매입자금 일부를 1% 수준의 낮은 금리로 갚을 수 있고, 5~10년 간 장기 임차할 수도 있어 안정적인 영농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공사는 농지규모화사업 등을 통해 2030세대와 신규 취농인, 귀농인들에 대한 농지 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매입비축사업을 통해서도 2030세대와 후계농업인 등에게 농지를 우선 지원하고 있다. 은퇴·이농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감정평가 가격으로 매입해 농지 시장 안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비축한 농지는 2030세대 등에게 장기 임대한다. 임대 기간은 5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다. 대상 면적도 0.1㏊~5㏊ 범위에서 소규모도 가능하다.
공사는 특히 창업초기 여유자금이 부족한 창업농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지매입비축사업을 통한 농지 매도자의 평균연령은 68세였고 임차자 평균연령은 46세였다. 젊은 농업인의 경영을 확대하고 국내 농업경영 구조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되는 데 기여한 것이다.
윤 부장은 "청년들이 큰 부담 없이 농업에 도전하고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디딤돌을 제공한다는 게 취지"라며 "최근에는 쌀 과잉현상 해소를 위해 비축농지에 벼 아닌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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