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일

굽은 것 바로잡는 '정상화 시간'

2017-05-16 11:50:15 게재

앞 정부와 대비돼 '박수'

진짜 평가는 이제 시작

출발은 산뜻하다. '완전히 힘을 뺀' 취임사를 시작으로, 자신을 보좌할 참모를 국민 앞에 직접 알리며 이전과 다른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다. 사저와 청와대 관저에서 보여준 김정숙 여사의 유쾌한 행보도 '친근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사인해주는 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바로 알기 교실' 행사를 마친 뒤 학생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1주일은 '정상화'의 시간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장에서 사라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의 길을 열었다. 국민적 논란에도 불구,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였던 국정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

15일 스승의 날엔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김초원 이지혜 두 기간제교사의 순직인정을 지시했다. 공무 수행 중임에도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하지 않은 지난 3년간의 차별에 대한 시정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이런 차별시정의 범위를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당연한 조치지만 미뤄졌던 일들이다. 문 대통령은 법률개정이나 정책적 검토사안이 아니라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업무지시'를 통해 이같은 변화를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하고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전했다.

민생분야 현장행보도 박수를 받았다.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분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15일엔 초등학교를 찾아 미세먼지 대책을 제시하고 새정부의 구상을 펼쳤다. 현장의 참석자들과 격의없이 토론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대통령의 모습도 새로운 광경이다.

전임 정부 실정의 핵심사례로 꼽히는 '측근인선'과 거리를 둔 점도 눈길을 끈다. 이호철 양정철 등 측근그룹과 최재성 등 대표시절 지근거리에 있던 인사들이 '역할이 끝났다'며 자리를 비웠다. 문 대통령과 새정부 운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뿐 아니라 전임자와 확실한 대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선에서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정권 출범 초기 '허니문' 기간임을 고려하더라도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모습이 환영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실장은 "전임 정권과 대통령의 불합리한 면을 해소하며 훌륭하게 출발했다"면서 "사회적 논란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정책과 인사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의 핵심약속인 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엔 사회적 타협이 절실하다. 또 경제정책과 외교·안보를 이끌어갈 인사에 대해선 지지여부나 보수·진보성향의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제 진짜 평가의 시간이 시작된 셈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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