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우표 발행' 반발

2017-06-15 10:35:42 게재

구미시-시민단체 의견대립

우정본부 60만장 발행예정

경북 구미시가 계획 중인 '박정희 100년 기념우표' 발행이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구미YMCA, 구미참여연대, 민주노총 구미지부, 어린이도서연구회 구미지회, 전교조 구미지회,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등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을 반대하는 구미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우정사업본부가 오는 9월 15일 '박정희 100년 기념우표' 60만장 발행을 추진하자 즉각 발행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구미시와 경북도에 중지를 요청했으나 구미시가 시민동의 절차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은 '정치적·종교적·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의 경우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없다'는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박정희는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인물이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독재자'라는 평가는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처럼 세칙에 위배되는 인물인데도 이를 무시한 우표발행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무효"라고 덧붙였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 도시이고, 구미 생가는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라며 "지역의 역사적 특수성을 감안해야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구미시는 우정사업본부에 900만원을 지급하고 우표를 구입할 계획이다.

'박정희 100년 기념우표' 발행은 구미시가 박정희 1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구미시의 우표발행 신청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같은 해 5월 우표발행심의위 표결를 거쳐 우표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30일까지 우표 디자인 도안을 마무리하고, 7월 10일 인쇄발주를 거쳐 9월 15일 '박정희 100년 기념우표'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통상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하는데 전직 대통령이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우표발행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이 전 대통령의 기념우표는 1955년과 1956년 80번째와 81번째 생일을 기념해 재임 중 발행됐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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