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찰 강화에 의료계 반발
서울시, 수사권 확대 시도
이중처벌·권한남용 우려 주장
서울시가 민생사법경찰단(민사단)의 수사권 범위를 의료법 위반 행위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사단은 법률이 정한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권한을 갖고 있는 조직으로 서울시에 소속돼 있다. 일반 경찰과 구분하여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라고 부른다.
서울시 민사단은 19일 의사면허 없이 불법의료행위를 해온 무자격 업주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반영구화장 등 의료기관에서만 허용되는 미용 시술을 시행해 수십억원 이득을 취한 혐의다. 강필영 서울시 민사단장은 "불법 미용시술 행위가 날로 늘어나지만 정작 특사경에겐 의료법 위반에 대한 수사권이 없어 한계가 많다"며 "약사법에 한정된 현행 특사경의 수사 권한을 의료법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생 분야 수사권 확대는 새정부에서 추진 중인 자치경찰제와도 맞물린다.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만 도입된 자치경찰을 광역지자체는 물론 기초지자체까지 확대해 주민 안전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반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 권한을 갖고 있는 지자체가 수사권까지 갖게 될 경우 이중 처벌, 권한 남용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의협 관계자는 "환자 보호를 위해 불법 의료 행위 근절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지자체의 수사권 확대는 인권 침해, 수사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건강보험공단은 사무장 병원 등 불법의료기관 조사의 효율성을 위해 건보공단 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의료계는 당시에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반대한 바 있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규모와 권한 확대가 자칫 수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별 부서소속으로 특사경 업무를 해왔던 한 공무원은 "수년간 전문성을 쌓아온 기존 인력을 배제, 수사가 중단되거나 부실해지는 사례도 있다"며 "외연 확대에만 치중하다보면 전문적인 수사를 장점으로 하는 특사경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기존의 '특별사법경찰과'를 민생사법경찰단으로 승격시켰다. 서울시 민사단은 전국 지자체 중 최대 규모인 1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원의 절반을 자치구에서 파견받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