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느끼는 바다, 칼칼한 왕코다리로 입맛 살아나

2017-06-20 11:54:32 게재

[신봉동 맛집 “바다향 왕코다리”]

때 이른 더위를 타는 탓인지 입맛이 무뎌진다. 이런 때는 매콤한 양념에 감칠맛 나는 음식이 자꾸 당기기 마련이다. 명태를 잡아다가 턱 밑에 구멍을 내어 겨울철 찬바람에 꾸덕꾸덕 반건조한 코다리로 만든 찜이 어떨까. 칼칼하고 푸짐한 찜과 바다향 느껴지는 상차림이 도망간 내 입맛을 다시 찾아줄 것 같다. 그래서 코다리찜 전문음식점을 찾았다. 용인 신봉 외식지구에 위치한 ‘바다향 왕코다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청양고추로 낸 매운맛,
시래기도 곁들여 먹으면 별미

아파트 숲을 지나 조금 나오니 어느새 푸릇푸릇한 자연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다다른다. 바로 신봉동 외식지구, 각종 맛집이 즐비한 거리로 인정을 받는 지역이다. 메인 길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오른편에 주차장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향 왕코다리’를 만날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감각적이면서도 편안한 인테리어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다.
이곳의 메인요리는 역시 왕코다리찜, 음식의 양이 대, 중, 소로 구분이 되어 있다. 푸짐한 편이라 ‘소’사이즈로 3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데 만약 점심에 방문했다면 2인분도 따로 판매하니 걱정이 없다.
커다란 접시에 담아 나오는 코다리 찜은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갈 정도의 비주얼을 자랑한다. 큼직한 코다리와 무, 가래떡, 그리고 한쪽에는 시래기가 소복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함께 제공된 반찬으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해초인데, 꼬시래기·미역·다시마로 ‘바다향’이라는 이름을 무색하지 않게 한다. 나중에 들어 보니 이 해초와 코다리와 해초를 함께 싸 먹으면 더 맛이 있다고 한다.
직원이 먹기 좋게 뼈를 빼주어 야들야들한 살코기만 남겨 놓는다. 밥 한 숟가락에 살점을 올려 먹어보니, 역시 예상대로 맛이 있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뜨거운 불에 재빨리 볶아내 불맛이 살아 있고, 무엇보다 기분 좋은 칼칼함이 느껴진다. 조금은 매운 편, 미리 얘기하면 약간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은근하면서 자연스러운 매운 맛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캡싸이신이나 땡초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청양고추로만 매운맛을 냈기 때문”이라고 박준휘 대표는 설명한다. 실제로 접시 위 양념 속에는 통으로 들어 간 고추들이 눈에 많이 띈다. 달지 않고, 자꾸 당기는 맛이랄까. 다른 반찬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코다리에만 집중을 하게 된다. 함께 나온 무도, 떡도 간이 잘 베어 맛이 좋다. 시래기는 정말 별미다. 양념에 같이 볶지 않고 들기름에 따로 볶아 별도로 낸 것이 특이하다. 강원도에서 공수한 잘 말린 시래기를 다듬어 푹 삶아 냈다는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코다리 양념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박 대표는 “코다리보다 시래기 맛에 찾는 손님도 있을 정도로 시래기의 인기가 좋다”고 한다. 추가로 주문도 가능하다.

 

화덕에서 구워낸
육즙 가득한 생선구이도 인기

이곳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메뉴는 바로 화덕에 구워낸 생선구이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화덕을 발견하고, ‘코다리 전문점에 왠 화덕이 있을 까’ 궁금했지만, 생선구이용이란다. 500~600도까지 올라가는 화덕에 구워낸 생선은 수분이 빠져나오지 않아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육즙이 가득한 것이 특징. 집에서 흉내낼 수 없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각종 반찬과 된장찌개와 함께 점심에만 제공된다.
‘바다향 왕코다리’는 크고 작은 모임에 적당하고, 평일 낮에는 주부들 모임으로 주말에는 가족들의 외식 장소, 등산객들의 뒷풀이 장소로 각광을 받는다. 식후 커피가 준비되어 있으며, 배불리 먹고 편안하게 쉬었다 가기에 더 없는 곳이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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