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첫걸음 떼다

2017-07-03 10:20:43 게재

국민인수위 '대통령의 서재' … 도서관·독서·출판 주요단체가 함께

서울국제도서전 지난해 2배 20만명 관람 … 단행본출판사 적극참여

우리 사회가 '책 읽는 대한민국'을 향해 첫걸음을 떼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인수위원회는 주요 도서관·독서·출판 단체가 참여하는 '대통령의 서재' 사업을 진행, 잔잔한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서울국제도서전은 2016년의 2배인 20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독자들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6월 25일 서울 세종로공원 내 '광화문 1번가'에서는 '대통령의 서재 북콘서트: 도서관인과 함께'가 개최됐다. 사진 한국도서관협회 제공


시민 추천 책, 대통령에게 = 국민인수위원회가 진행하는 '대통령의 서재' 사업은 '국민이 만드는 대통령의 서재'를 주제로 기획됐다. 누구나 대통령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골라 그 이유와 함께 국민인수위원회에 추천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싶은 글귀에 밑줄을 긋고 책의 구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는 등의 방식이다. 국민인수위원회는 시민들이 추천한 모든 책과 글귀들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지난 25일부터 3주에 걸쳐 매주 일요일에 한국도서관협회(도협)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책읽는사회문화재단(책사회) 등 주요 도서관·독서·출판 단체는 광화문1번가(종로구 세종대로 189)에서 '대통령의 서재' 북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국민인수위는 주요 도서관·독서·출판 단체와 함께 함으로써 '대통령의 서재'에 보다 많은 책들이 추천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 단체들의 정책 제안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인 독서 진흥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목적이다.

지난 25일 도협이 '책 읽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는 주제로 주최한 '대통령의 서재 북콘서트: 도서관인과 함께'에서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을 주제로 '한국공공도서관운동사'를 쓴 이연옥 부산대 사회과학연구원 전임연구원이 출연, 이용남 한성대 명예교수, 이권우 도서평론가와 함께 북토크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2007년 설립된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법적 소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그 기능과 구조를 강화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이 평론가는 "도서관 수는 늘고 있으나 사서 수가 늘지 않는 것이 큰 과제"라면서 "사서 수 증대와 관련해 사서들의 공헌에 대한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내가 책이라면(쥬제 죠르즈 레트리아/국민서관)' '새의 감각(팀 버케드/에이도스)' 등 총 13권의 '대통령의 서재'에 추천하는 책들이 소개됐다.

지난 2일 '국민과 함께, 대통령과 함께 행복한 책읽기' 북콘서트를 주최한 윤철호 출협 회장은 "소통과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책이다'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알리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 민주주의 핵심, 책읽기" = 올해 주제가 '변신'이었던 서울국제도서전은 주제처럼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출협이 개최한 서울국제도서전은 2016년의 2배인 20만2297명이 방문하는 등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참여 국내 출판사 수 역시 2016년의 2배인 161곳으로 늘었다. 문학동네 창비 등 주요 출판사들이 대부분 참여한 것은 물론 김 훈 황석영 정유정 등 유명 작가들이 독자들을 만났다. 특히 김정숙 여사가 개막식에 참여, '책 읽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관심을 보여줬다.

서울국제도서전의 재기발랄한 기획들은 관람객이 증가하는 한 요인이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도서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전국의 독립서점들이 부스를 마련한 '서점의 시대' 기획을 중앙에 배치했다. 독자와 전문가가 1:1로 대화를 나누고 책을 처방하는 '독서클리닉', 미리 신청한 독자의 사연을 읽고 시인이 어울리는 시를 골라 선정 이유와 함께 적어 건네는 '필사서점'도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와 같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성공은 지난 2월 출협 회장 선거에서 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인 윤 회장(사회평론 대표)이 당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단행본 출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출판인회의를 이끌던 윤 회장이 출협 회장이 됨에 따라 출협 이사에 단행본 출판사 대표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 것. 이에 서울국제도서전에 단행본 출판사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평이다.

안찬수 책사회 사무처장은 "형식적 민주주의를 이끌어낸 87년 체제 이후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교육이며 이의 핵심은 책읽기"라면서 "지난 10년 동안 독서·출판·도서관 정책은 관행적으로 되풀이돼 왔는데 '대통령의 서재'를 계기로 사회적 관심을 책을 통해 해결하고 우리 사회 해결 과제를 도출하려는 인수위의 시도는 굉장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국제도서전의 경우 유지될 수 있을까 우려될 정도였는데 여러 조밀한 기획을 하는 등 애쓴 흔적이 보인다"면서 "동아시아권에서 국제도서전으로서 나름대로의 위상을 찾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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