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근교 나들이는 어때?

2017-09-20 11:54:54 게재

동굴 속 아쿠아월드와 사찰·한옥 힐링 여행도 좋고, 쇼핑센터도 재미 만점~

곧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오래전부터 여행을 계획한 사람도 많지만, 차례상을 차리고 양가를 모두 방문해야 하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면 장기간의 여행은 그림의 떡일 수 있다. 그래도 남은 연휴가 아쉽다면 근교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좋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소도 즐겁다. 이도 저도 싫고 추석 스트레스를 나 홀로 풀고 싶다면 인근 대형 쇼핑몰도 반갑다.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우리 지역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근교의 나들이 장소를 찾아가 보았다.

  
거대한 용이 살아있는 광명 가학동굴
광명에 위치한 가학동굴은 60여 년 동안 금, 은, 동, 아연 등을 캐던 금속광산이었던 곳으로 지난 40년간 폐광으로 방치되었다. 지금은 폐광에 테마 별로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새로운 테마 여행지로 급부상해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적당하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동굴 입구에서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안쪽으로 100m정도 들어가면 3개의 갈림길로 이어지는 광장이 나온다.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동굴에서 나오는 1급 암반수를 이용해 만든 국내최초의 동굴 속 아쿠아월드가 자리하고 있다. 1급수종인 감돌고기, 갈려니 등 13여종의 토종 물고기 외에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동굴인데도 LED조명을 통해 광합성을 하며 자라는 식물들이 모여 있는 동굴식물공장도 신기하다.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온도, 빛, 습도 등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장뇌삼 및 채소류 등 먹을 수 있는 친환경식물을 생산하는 시설로 이곳에서 생산된 채소 등은 와인동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산 와인의 메카 광명와인동굴도 볼거리다. 전국의 170여종의 국산와인이 한곳에 모여 전시, 시음, 판매하는 곳으로 특유의 멋 때문에 다양한 드라마에서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고.
이밖에도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에서는 다양한 공연 및 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하암반수가 풍부한 황금폭포, 천정을 모두 금화로 장식해 마치 진짜 금화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짝이는 황금길 등 곳곳의 전시물과 동굴 조명들을 보면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각각의 코너 에는 직원들이 있어 길안내를 해주고 광산과 관련된 전시물과 설명이 되어있는 공간도 있으며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또한 방문 가족들에게 광산의 특징을 살린 차별화된 즐거움을 주는 황금채취, 광산모자만들기, 광물채광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 체험학습으로도 알찬 시간이 될 것이다.
관람 추천 노선은 바람길, 빛의공간, 동굴예술의 전당, 동굴아쿠아월드, 황금폭포, 광부샘물, 동굴지하세계, 공포체험관, 신비의 지하 조망대, 판타지 갤러리, 근대역사관 입구, 와인동굴 등이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은 휴관일 없이 1시간 연장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7시까지이고 마지막 입장 시간은 6시다.

  
골목길 정겨운 북촌 한옥마을
잘 보존된 한옥마을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나들이가 될 수 있다. 올 추석 연휴 가까운 한옥마을로 힐링 나들이를 떠나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가깝게는 서울의 북촌한옥마을이 조금 멀게는 공주와 전주의 한옥마을이 떠오른다. 그 중 북촌한옥마을은 차가 없어도 버스로, 전철로 움직일 수 있으니 여행 계획이 따로 없는 가족들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북촌 한옥마을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도심 속 한옥마을이지만 궁궐과 맞닿은 한옥의 골목길 사이사이를 돌아보려면 1~2시간은 족히 필요하기 때문에 편안한 신발이 좋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안국역에서 하차, 도보 600미터 정도 이동하면 한옥마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 북촌 한옥마을을 찾아가는 길에는 담장을 따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촌’이라는 이름은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이름에서 불리었고 당시 왕실의 고위관직에 있거나 왕족이 거주하는 고급 주거지구로 유명했다고.
여러 채의 한옥이 지붕처마를 잇대고 벽과 벽을 이웃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특히 이어진 처마선의 곡선, 부지런함이 느껴지는 깨끗하고 좁은 골목길, 곧 주홍빛으로 물들 주렁주렁 열매 맺은 감나무의 풍경이 더없이 정겹고 아름답다.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보도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는 하나 이곳은 지속가능한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침묵관광을 하고 있다. 이는 외부 관광객들의 관광지 방문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권과 환경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큰 소리로 떠들지 않고 조용히 여행하는 관광형태를 말한다.
한편, 조금 더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다면 전주 한옥마을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안양 시외버스 터미널 등을 이용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은 ‘해설과 함께하는 전주한옥마을 투어!’를 시간대별로 운영하고 있으며 한 시간 내외로 가볍게 한옥마을을 체험하는 ‘한옥마을 단숨에 보는 코스’부터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전주한옥마을 슬로투어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를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 화성 &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
수원 화성은 둘레 5.4~5.7km의 성이다. 중간에 팔달산을 제외하면 높고 낮음의 차이가 적어 어른 아이 모두 부담없이 돌아볼 수 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에는 다른 성곽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 등의 4대문을 비롯해 각종 방어시설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성곽길을 따라 걷는 코스가 다양한데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좀 더 편안하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한낮 햇살이 아직 따가운 맑은 날에 시계 방향으로 돌게 되면 경사가 급한 팔달산에서 벌써 지치기 쉽다. 수원 화성의 백미로 손꼽히는 팔달산 정상에 위치한 서장대, 수원 화성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화홍문, 언덕 위로 근엄하게 앉아 있는 동북공심돈에서는 꼭 발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감상해 볼 것을 권한다.
화성행궁 근처에는 상설공연이 다채롭다. 궁중무용과 줄타기, 농악 등을 주말 상설공연으로 만날 수 있으며 정조 시대의 실학 무예 시범 공연도 행궁 일대에서 볼 수 있다. 창룡문 앞 연무대에서는 국궁체험도 해볼 수 있다. 조준 없이 쏘는 국궁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해보면 당시 전쟁에서 활쏘기로 적을 제압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체험이 가능하다.
수원 화성의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며 추석 당일은 무료, 다른 날에는 수원시민이나 카카오톡으로 수원시 친구 맺기를 하면 무료입장 가능하다. 이용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11과 12월은 동절기 기준 오후 5시까지.
한편 이번 나들이의 목표가 예쁜 사진 찍기라면 수원 행궁동 왕의골목을 돌아보아도 좋겠다.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은 총 3코스가 추천코스로 어느 코스를 가도 동화 속처럼 예쁜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코스에 포함된 ‘행궁동 공방거리’는 최근 방영된 MBC드라마 ‘운빨 로맨스’에 등장한 데이트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 여행은 ‘해설사와 함께 하는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1시 30분 화성 행궁 종합관광안내도 앞에서 출발하며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 수시 인터넷 신청 가능하다. 추석과 설날 당일, 우천시에는 투어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투어비용은 무료이다.

  
정조의 효심을 느낄 수 있는 용주사
화성 용주사는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가기 좋은 절이다.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중건한 사찰이라 굳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효에 대해서 다시금 뒤돌아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사천왕문을 지나 절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홍살문 앞쪽에 ‘도차문래 막존지해’ 라고 씌어있는 돌비석을 만나게 된다. ‘이 문에 도착하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라’라는 의미라고 한다. 글 그대로 마음을 내려놓고 홍살문을 들어서 본다. 이내 만나게 되는 것은 국보 제120호인 범종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삼존불과 비천상이 조각된 종이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기도 문화재 제36호인 천보루다. 1790년 창건 당시 지어진 일종의 2층 누각이다. 신기한 것은 맞은편에도 홍제루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다. 절 관계자에게 조심스레 물어보니 “밖으로는 하늘이 보호하고 안으로는 널리 백성을 제도한다”는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백성을 사랑하는 정조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천보루와 5층 석탑을 지나면 대웅보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굳이 보물 제1942호로 지정된 곳이라고 언급하지 않아도 푸른 하늘 밑 좌우로는 자연을 감싸 안은 대웅보전의 모습이 아름답다. 신자는 아니지만, 조심스레 대웅보전에 올라섰다. 대웅보전 내부에서는 조선 중기 최고의 화가였던 단원 김홍도의 작품 ‘삼세여래후불탱화’를 만날 수 있다. 붓 한 번에도 온 힘을 기울였을 대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경건한 느낌을 들게 한다. 대웅보전 옆에는 부모은중경탑이 세워져 있다. ‘품에 품고 지켜주는 은혜, 해산날 고통을 이기는 은혜, 자식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등 부모의 10가지 은혜를 돌로 새긴 탑이다. 부모가 되었지만, 아직도 잘 모르는 부모님 은혜에 대한 글이다. 부모님 손을 꼭 잡고 탑을 한 번 돌아보며 반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절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다 보면 효행박물관이 보인다. 부모은중경을 비롯하여 보물 제1095호 봉림사 아미타불복장유물, 김홍도의 사곡병풍 등 용주사가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어 불교나 김홍도 작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작은 박물관이다.
아쉬운 점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있어 본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이며 휴무일은 없다.

 
아울렛에서 놀자, 시흥프리미엄아울렛
시흥 배곧신도시에 위치한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은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한 공간이다. 스페인 동북부지역 까다께스 해안가마을의 건축 양식을 도입해 이국적인 분위기로 지난 4월에 문을 연 이곳은, 복합 쇼핑 리조트를 콘셉으로 쇼핑과 함께 여가시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조경은 굳이 쇼핑을 하지 않고 둘러보기만 해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또는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정문 옆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회전목마 등의 놀이시설이 있고 2200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에는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펫 파크, 야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가든도 있다.
아르마니, 코치, 마이클코어스, 휴고보스 등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와 분더샵, 블러스, 세컨드런 등 명품 편집숍을 비롯해 쇼핑몰 1층에는 레고와 함께 유아용품 브랜드가 다양하게 있다. 키덜트족이 선호할만한 다양한 마블 캐릭터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마블스토어도 볼만 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아이언맨 모형이 있고, 마블 코믹스를 대표하는 캡틴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어벤저스와 마블 영화에서 나온 영화 스토리북. 코믹북, 포스트 등 작은 소품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마블캐릭터 제품이 있다. 굳이 상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곳. 소니와 삼성 모바일 매장에서는 가상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북 리브로에서는 팬시 제품과 도서를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쇼핑을 하다 출출해지면 전문식당가를 이용하면 된다. 전통요리 전문점을 비롯해 광저우 요리 전문 레스토랑에서 딤섬과 홍콩식 죽 콘지를 맛 볼 수 있다. 40년 경력의 일본요리 장인 미야시타 다이스케 쉐프의 기술과 레시피를 도입한 정통 일식 레스토랑과 면 요리 전문점, 샌드위치 전문점, 수제버거, 멕시코 타코 요리 레스토랑, 수제맥주 판매하는 펍도 있고, 짬뽕 전문점, 초밥 전문점, 닭과 오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가금류 전문 레스토랑도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추석 당일은 휴무이다.

윤지해 백인숙 주윤미 배경미 리포터 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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