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미자·성악가 임웅균이 동네축제에?

2017-09-25 10:00:15 게재

서울 서초구 '유명인사 마케팅' 효과톡톡

7080가수·전직 외교대사도 재능기부 동참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골목. 도로 7000㎡를 도화지 삼아 '가족의 희망' '미래의 꿈'을 그리는 '스케치북' 행사가 한창인 가운데 배우 정일우씨가 어린이들과 함께 10가지 색 분필을 들고 '거리 화판'을 꾸몄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양명역으로 잘 알려진 그는 방배동 주민이라는 인연으로 서리풀축제 대미를 장식하는 이날 행사에 참여,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고 인증샷을 찍었다.

서초구가 지역과 연고가 있는 유명인사를 활용한 홍보전으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배우를 비롯해 가수 성악가 등이 자발적으로 동네축제를 빛내는가 하면 전직 외교대사는 아이들을 위한 재능기부로 뭉쳤다. 별만 합쳐도 200개가 넘는다는 예비역 장성을 초청해 지역발전 방향을 묻는 등 꾸준한 노력을 펼친 결과다.

서울 서초구와 연고가 있는 유명인사들이 각종 행사에 동참, 주민들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24일 막을 내린 서리풀축제에서 방배동에 사는 배우 정일우씨가 조은희 서초구청장, 어린이들과 함께 거리 화판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 서초구 제공


지난 16일부터 시작돼 24일 막을 내린 서리풀축제는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여, 주민들 참여도를 높인 대표적인 행사다. '국민가수' 이미자씨가 행사 첫날 전국노래자랑 서초구편 녹화에 깜짝 출연하면서 길을 열었다. 그는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여해 2시간동안 자리를 지키며 심사를 하고 '동백아가씨' '섬마을선생님'을 불러 5000여 관중을 사로잡았다. 이미자씨는 서초구에 오래 거주한 연을 계기로 지난해 서리풀축제 참여의사를 밝혔는데 일정이 겹쳐 불발됐고 올해는 행사를 며칠 앞두고 전격 출연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은희 구청장이 보낸 연하장으로 서초구와 연이 돈독해졌다고 소개했다. 이미자씨는 "연하장을 보낸 것에 감동했고 또 감사해서 문자를 했다"며 "3년만 있으면 (서초주민이 된지) 30년인데 이런 무대를 통해 가까이에서 주민들을 뵐 수 있어서 정말 반갑다"고 전했다.

18일과 19일 가수 김세환·남궁 옥분·추가열씨와 성악가 임웅균 교수가 양재 연인의거리 콘서트와 '테너 임웅균과 가을클래식 여행'으로 뒤를 이었다. 7080 가수와 콘서트 사회를 맡은 김승현씨는 지역사회에 재능기부를 하겠다는 목표로 뭉친 문화예술봉사보임 '서초컬쳐클럽' 구성원. 지난해 윤형주·혜은이·유 열·민해경씨, 김성일 성악가,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모임을 열고 서리풀축제 기간에 주민들을 위한 공연을 여는 건 물론 축제 홍보요원으로도 발벗고 나섰다.

임웅균 교수도 재능나눔 형태로 서초문화예술회관 무대를 꾸몄다. 그는 기획부터 프로그램 구성, 출연진 섭외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임웅균표' 공연을 만들어냈고 '경복궁타령' 목련화'를 비롯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축배의 노래' 등 7곡을 직접 이웃들에 선물했다. 축제 마지막날 선보인 '동장합창단' 공연에는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이 지휘자로 동참했다. 전·현직 동장 28명으로 구성된 합창단과 조은희 구청장이 '고향의 봄' '앞으로' '아파트'를 부른 뒤 주민 2만여명(만인합창단)과 '고향의 봄'을 합창하면서 무대를 마무리했다.

문화예술인뿐 아니다. 국립외교원 외교사료관 외교센터 등 서초구청 인근에 외교부 관련 기관·시설이 밀집해있는 점을 십분 활용, 지난해 한국외교협회와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전직 외교사절을 국제자문대사로 위촉했다. 외교대사들은 주민들을 위한 인문학 특강은 물론 청소년들에 외교관을 꿈을 심어주기 위해 강단에 서고 있다.

서초구 전 동에 거주하는 예비역 장성도 매년 잊지 않고 지역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 등 지역에 사는 장성을 구에서 정기적으로 초청, 간담회를 갖고 경륜과 지혜를 듣는다. 서초1동을 포함해 18개 동에 거주하는 예비역 장성만 148명. 별 총수는 284개에 달한다. 조은희 구청장은 "서초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과 품격, 열정이 넘치는 주민들 덕분에 서초가 문화예술 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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