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골목의 전쟁

경리단길에서 추로스가 잘 팔린 이유는?

2017-10-20 10:10:04 게재
김영준 지음 / 스마트북스 / 1만4800원

경리단길 상권 길목에 있는 추로스 가게는 주말마다 줄을 서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이 곳은 추로스 골목으로도 불린다. 이 작은 가게는 어떻게 경리단길을 대표하는 명소가 됐을까?

'골목의 전쟁' 저자 김영준은 이 곳의 입지조건이 기가 막히게 좋다고 말한다. 경리단길 탐방을 위해 반드시 지나쳐야 하며 이국적인 분위기의 경리단길 특성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이 골목을 추로스 하나 들고 돌아다니면 마치 테마파크에 간식을 사들고 여기저기 둘러보는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골목상권으로 대표되는 소비시장의 흐름을 냉철한 시각으로 진단하고 우리가 몰랐던 소비시장의 진실을 파헤친다. 저자는 경제학과 투자이론, 데이터를 통해 성공과 실패가 오가는 동네 상권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상가투자자, 사업자가 각기 무엇을 놓치고 있고, 무엇 때문에 성공을 꿈꾸었음에도 쉽게 몰락하는지를 살펴본다. 누가 대만 카스텔라를 죽였는지, 부자 아빠 지망생들은 왜 실패만 경험하는지, 소비시장에 대한 무지가 시장을 어떻게 왜곡시키고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목조목 따져본다.

소비시장 아이템의 흥망성쇠를 소비자 관심 라이프사이클을 통해 분석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저자는 유행 아이템은 어떻게 성장하고 쇠락하는지, 유행 아이템으로 창업하면 왜 실패하는지 고찰했다. 이와 함께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비밀을 알아보고 사람들이 왜 쉽게 망하는지 등 사업 성공의 요소에 대해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어쩌다 자영업자'가 되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구조가 자영업자들을 양산했다고 꼬집기도 한다.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은 본의 또는 타의로 준비없이 자영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에 저자는 소비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자영업자에게 어떻게 경쟁하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준다. 최적의 입지는 어디인지, 골목은 어떻게 상가로 변하는지, 강남역은 왜 재미가 없는지 등 오랜 질문들에 대해 가로수길, 연남동 등 뜨는 상권의 변화를 통해 꼼꼼하게 해답을 준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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