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꿈 꾸다 비참한 말로

2017-11-03 11:22:31 게재

▶"그들은 '영원한 권력'을 꿈꿨다" 에서 이어짐

동시에 박근혜 친위대 구축도 추진됐다.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중반 친박 인사는 "대통령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50석을 원한다. 유승민 원내대표를 저격(사퇴 시킨 것 의미)한 것도 여당에게 공천권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것이다. TK와 서부경남, 강남권, 비례 공천권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와대는 2016년 초반 20대 총선 공천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핵심인사는 "비례대표 명단은 청와대가 순번까지 찍어서 보냈다"고 증언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아 TK 총선 여론조사를 한 사실에서도 당시 청와대의 의중이 엿보인다.

청와대는 공천권 행사→친위대 50명 확보→내각제 개헌→퇴임 이후 영향력 행사라는 프로젝트에 몰입해있었던 것이다.

정치권의 한 원로는 "미르재단도 전두환의 일해재단을 본 뜬 것"이라며 "이름을 미르(용龍의 옛말)라고 지은 것이 그 반증"이라고 말했다. 일해재단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7년 임기 후에도 계속 권력을 휘두를 목적으로 재벌들의 돈을 '갈취'해 만든 조직이다.

수준이하의 야당, 자신이 낙점한 후계자, 친위대 50명, 미르재단. 박근혜정권은 '영원한 권력'을 꿈꾼 것으로 보인다. 그 꿈에 대한 확신 때문에 박근혜정권은 긴장하지 않았고 상식이하로 허술했다. 그 꿈 때문에 아버지 박정희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딸 박근혜 또한 참혹한 상황에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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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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