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콘돔 무상지원' 찬성하나요?
2018-01-05 10:55:42 게재
보건교육포럼 "청소년 성문제 공론화 이끄는 긍정 효과" … 종교계는 반대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반대 의견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한 찬성여론이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보건교육포럼(이사장 우옥영)이 서울시가 검토중인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서울시와 시교육청에 단위학교 학생과 교사, 관련 단체들이 공개 토론을 진행하도록 공론의 장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보건교육포럼은 3000여명 보건교사 회원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보건교육과 성교육을 위한 활동을 벌이는 단체다.
이들은 4일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에서 성교육은 2007년 보건교육에서 의무적으로 다루도록 법률이 개정되었지만 사회적으로 감추고 싶어하거나 입시교육이 더 중요한 상황에서 부차적인 정책으로 미뤄져 왔다"며 "서울시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공공장소를 통해 콘돔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검토한 것은 그동안 금기시돼온 학교 밖 청소년의 성 문제를 오히려 공공의 문제로 끌어낸다는 의미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들이 첫 생리를 시작하는 나이가 2015년 현재 11.98세로 빨라졌다. 2017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의 5%는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첫 성경험 나이는 12.8~13.1세(중학교 1~2학년)였다.
문제는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51.3% 가량이 성관계시 피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는 청소년은 9.1%였다. 남자 청소년(8.4%)보다 여자 청소년(11.1%)이 더 많았다. 원치 않은 임신을 했던 여성 청소년의 66%가 임신중절 수술을 해야 했다. 학교 밖 여성 청소년은 무려 79.1%에 달했다.
특히 국내 청소년보호센터와 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 중(2014년 현재)인 청소년 237명(남 208명, 여 2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6.1%(133명)가 1개 이상의 성병균에, 35.5%(54명)가 2개 이상의 성병균에 감염됐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3개 이상과 4개 이상 감염된 경우도 각각 9.2%(14명), 3.3%(5명)에 달했다.
이런 문제들이 사회적 관심이 되자 서울시는 콘돔 지원을 통해 청소년들의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료집에서 서울시는 '청소년의 건강권은 학교나, 가정의 가시화된 영역에서 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의 내밀한 부분에서도 존중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공적 관심은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청소년들의 피임 실천률이 낮은 것은 피임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콘돔을 구하기 어려워 그렇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피임 교육은 청소년의 성관계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원천적으로 피임 교육을 문제시하지 말고 차선의 안전한 성관계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고등학교의 성교육을 포함한 보건교육 실시율은 각각 50%와 48%에 불과하다"면서 "보건교육에서 성교육을 의무적으로 다루도록 한 법률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선택과목으로 고시해 시간확보 등 교육여건이 제대로 조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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