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중소기업 판로개척·인재확보 지원 나선다

2018-03-21 10:12:14 게재

중소기업 종합지원 메신저로 활약 "기업과 상생이 진짜 영업"

현장중심영업 강화 및 자본규모 대폭 확대 … '10·10·10' 달성

"중소기업의 어려운 점을 도와주면서 상생하는 것이 진짜 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특화증권사로서 자본시장 내 중소기업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기업의 판로 확대, 인재확보 등도 지원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12월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영규(사진) 사장은 1979년 기업은행 입행 이후 2015년까지 35년간 인천 지역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그는 인천 남동공단 기업금융지점장 등 인천 지역 지점장을 거쳐 인천지역본부장, 기업고객본부장, IB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현장 중심의 영업맨으로 유명한 그는 기업은행에서 본점 근무 경험 없이 부행장으로 승진한 첫 케이스다.

김 사장은 이제 증권 영업맨으로 전국을 곳곳을 다니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 사장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 상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IBK투자증권이 중소기업 전문 증권사로서 성장하는 길이라 믿는다.

16일 여의도에서 만난 김영규 사장은 인터뷰를 마친 후 부지런히 부산에 내려갔다. IBK베스트챔피언 4호기업인 우정약품을 찾아가 인증서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달 7일에는 IPO 대표 주관사 계약 체결식을 위해 충남 천안에 있는 반도체 장비 회사 테토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취임 100일이 다 돼간다. 은행 출신 CEO로 장단점은.

증권업 경험이 부족해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 IBK기업은행에서 40년 가까이 일하면서 얻은 현장 경험,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는 최대 장점이라 생각한다. 특히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남동공단 지점장을 8년 넘게 맡아 중소기업 정책금융 업무를 주로 해왔고, 기업고객그룹 부행장, IB그룹 부행장으로서 문화콘텐츠사업 투자, 기술금융을 강화하는 등 투자은행 부문 성과를 키웠다. IB그룹 부행장 재임 당시 그룹 역대 최대인 15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해 IB 부문의 도약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2008년 IBK투자증권이 설립할 당시 은행 남동공단 지점과 같은 건물에 증권 점포가 새로 설립돼 영업을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일선 현장에서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은행 업무 영역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2세에 대한 가업승계 절차에 대한 고민, 가업승계가 여의치 않을 경우 M&A와 같은 다른 방법은 없는지 등, 투자은행(IB)업무가 필요한 고민이 많았다. 그때 IBK투자증권 남동공단지점이 설치되면서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당시에는 증권사 설립 초기였던 데다 시너지에 대한 개념이 약했기 때문에 단순히 업체를 소개하는 정도의 영업에 그쳤다.

이제는 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영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은행에서의 IB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증권 고유 업무와 연계한 사업모델을 개발해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중소기업 살리기에 열심이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유일하게 정책자금을 투입해 설립한 증권회사다. 중소기업은 지원은 우리의 소명이다.

기업은행에서 영업할 당시 중소기업들과 생사를 함께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업의 상품을 은행이 직접 사기도 하고 판매처를 연결해줬다. 대기업 하청기업들의 경우 납품이 끊어지지 않도록 대기업을 직접 만나 우리는 금융지원을 계속 할테니 거래를 지속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니 많은 중소기업주들이 좋아하는 은행원으로 평가받았다.

IBK투자증권은 그동안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코넥스 상장, 신기술금융업 등 중소기업지원에 힘써 왔다. 올해는 지금까지 연 5000억원 수준이던 중소기업 지원액을 1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다. 중소기업 상품의 판로 확대와 우수인력 채용 등 전방위적 지원도 제공하려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본 중소기업은 자금문제뿐만 아니라 재고부담, 구인난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살려 청년 일자리 창출도 해야 한다. IBK투자증권과 한번 인연을 맺으면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상품홍보, 판로 확보 등 영업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인재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싶다.

구체적 지원 방안은.

IBK베스트챔피언, 다자간 업무협약식, 연합채용 등을 통해 외형을 확대하고, 다양한 정책자금 유치를 통해 기업 요구에 맞는 맞춤형 금융지원, 중소기업 관련 리테일 상품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증권사 주체로 기업들의 대외소식지를 발간하거나 고객기업의 제품, 서비스를 홍보하는 등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입사원 합동채용 및 공동연수시스템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 다음 달 우리 증권사에서는 신규직원 5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때 모인 우수 인재들에게 IBK베스트챔피언 중소기업들을 소개하면서 참여 기업들의 위상을 높이고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도 마련하려 한다.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중소기업 신입사원들 모아 진행하는 합동 연수도 계획 중이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유관협회 및 단체, 우수 중소기업, 대학을 대상으로 MOU 체결 등 협력 네트워크도 추진하고 있다. 이달 9일에는 인천지역 34개 중소기업과 2개 대기업, 5개 대학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점에 기업금융 전문인력을 배치해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에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지점 기능을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기업금융업무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업승계, IPO, M&A 전용펀드 등 수익성 위주의 민간 펀드와는 차별화된 정책금융 펀드를 개발해 연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 발굴한 기업의 사후관리에도 힘써 이들 기업의 코넥스, 코스닥 등 자본시장 진입을 돕고자 한다.

크라우드펀딩과 코넥스시장에서 한번 인연을 맺은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통해 코스닥·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스팩(SPAC)을 통한 상장 등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비상장 기업 투자부터 상장주관까지 맞춤형 기업금융서비스로 성장사다리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증권사의 수익 기회도 풍부해 질 것이라 믿는다.

지난해 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창사 10주년인 올해, 중심 사업 및 매출계획은.

실적개선 요인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 부문에서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장외파생상품에서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를 해 운용 수익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작년엔 업계 최초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종합신탁업 진출,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아울러 IBK그룹 공동영업 체계와 차별화된 중소기업 IB 영업력이 강화됐다. 기업은행과 증권사의 다양한 투자상품 및 증여, 상속, 세무, 부동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WM복합점포 실적이 좋아졌고 금융상품 판매도 늘었다. 기업은행의 보완자본 발행 지원, 증여신탁 상품 제공 등 시너지활동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외형 기반 확대가 최우선 목표다.

이를 위해 '10·10·10'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자산 규모 10조원, 유효 고객수 10만명,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뜻한다. 설립 초기 5년 동안 영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다음 5년은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익 기반을 다져왔다. 이제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다.

올해 우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베스트챔피언'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IBK베스트챔피언은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 대상 자체 인증제도인 동시에, 당사 고유의 상품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성장단계별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와 인재발굴 지원, 동반자금융 매칭 등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이들 기업이 자본시장내 진정한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60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대내외 네트워크 확장도 고민 중이다.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협의중이다. 또 한국성장금융, 한국벤처투자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중소기업 전용 펀드를 결성함으로써 지원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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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범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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