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챙기는 건강 취미 / ‘파주시교육문화회관 이혈 강좌’

내 몸의 건강 상태가 귀에 나타나다?!

2018-03-22 10:42:57 게재

동네마다 주민센터, 문화센터, 문화단체 등에서는 주부와 직장인, 아이들을 위해 문화강좌를 열고 있다. 외국어 공부, 악기 연주, 요리법 등 다양한 강좌들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온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주부 건강 취미. 주부가 배워두면 나 자신뿐 아니라 내 아이의 건강을 챙길 수 있고, 백세 시대 할머니 할아버지의 건강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됨직하다. 파주시교육문화회관 이혈 강좌를 찾아가 ‘귀를 통해 건강해지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몸의 상태를 알려면 귀를 보세요!
이어테라피(Ear Therapy)라고도 불리는 이혈(耳穴)요법은 귀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관찰하여 몸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치유하는 건강관리법이다. 귀는 뇌에서 가장 가까운 기관으로 몸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따르면 인체에는 12개의 경맥(經脈)이 흐르는데 이들 경맥은 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한다. 심장, 폐, 위 등 인체의 각 부위는 귀의 특정구역과 연결돼 있어 해당 장기에 병이 생기면 귀의 특정구역에 변색, 변형, 혈관 확장, 뾰루지 등 다양한 표시가 나타난다. 이혈은 귀를 살펴 인체의 어느 장기에 병증이 있는지, 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귀의 해당부위에 이혈기석(신반석 또는 기통석)을 부착해 병증을 다스리는 치유법이다.

병증 30% 진행시 귀에 나타나
질병에 따라 빨리 체감하는 병이 있는가 하면, 당사자가 아프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혈요법에 따르면 몸에서 병증이 30% 정도 진행됐을 때 귀의 해당구역에 표시가 나타나는데, 이때 귀 부위를 자극해주면 인체의 자연치유력이 회복되고 면역력이 향상돼 질병을 조기에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이혈요법은 자연치유법이지만 효과가 더디지 않고, 약물을 통한 치료법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동양에서 기원했지만 이혈을 체계화한 것은 프랑스 외과의사 폴 노지에(Paul Nogier) 박사와 미국의 테리 올슨(Terry Oleson) 박사다. 이들은 수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한 끝에 귀의 각 부위에는 신체의 장기와 신경, 근육 등이 긴밀하게 상응하는 반사구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귀구역이론을 완성시켰다. 이혈요법은 91개 이혈 반응점에 대한 세계 표준이 만들어져 있으며 1990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질병 치료의 한 분야로 인정받았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한의학과 양의학이 접목돼 체계화된 이혈요법은 의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적은 일반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 이혈요법은 귀를 살펴 변형 변색 등의 표시가 있는 부위에 이혈기석을 부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간편하다. 소화기 계통이나 척추관련 통증은 다른 병증에 비해 효과가 빠르다. 병증이 초기 단계일 때 발견해 이혈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다가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혈요법에 필요한 도구는 이혈기석과 핀셋, 알콜솜으로 도구가 간단하다. 이혈도구가 없을 때는 손으로 귀를 마사지해줌으로써 이혈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매일 손으로 귓바퀴를 몇 번씩 마찰하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했다. 

온가족 건강 챙기는 이혈요법
문화센터나 교육기관을 통해 이혈을 배우면 본인뿐 아니라 아이들과 배우자, 부모님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혈은 여성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갱년기 증상이나 생리통, 피부미용, 비만, 체형관리에도 효과가 좋다. 남편을 위해서는 탈모나 금연, 금주, 전립선 질환 등에 도움이 된다. 성장기 아이들을 위해서는 키크기 혈자리, 집중력 개선, 아토피와 비염, 감기, 스트레스 관리 등에 효과가 좋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위해서는 치매 예방, 척추 질환, 뇌출혈 응급 처치, 불면증 등에 대처할 수 있으며 평소에 귀 관리를 통해 다양한 증상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
오희주 이혈 강사는 “몇 달 전 뉴스에서 귀에 주름이 생기면 치매가 올 확률이 80% 이상이라는 보도가 있어 세간의 관심을 끈 적이 있어요. 이혈에서는 귀의 주름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냐에 따라 부정맥과 저혈압, 이명 등 다양한 증상을 예견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파주시교육문화회관에서는 매주 월수 오전 9시~11시에 이혈 강좌를 열고 있다. 일산 광성평생배움터에서도 이혈상담과 건강을 주제로 매주 수요일 2시 30분~4시 30분에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 이혈을 배울 수 있는 곳은 귀건강상담학회(02-3411-4008), 국제귀반사학회(02-886-4931), 한중이혈건강요법학회(043-235-6704) 등이 있다. 

미니인터뷰


강사 오희주씨
“젊은 엄마들이 배워 두면 좋아요”

이혈을 배워서 좋은 점은 웬만한 감기로 병원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내 아이에게 항생제를 덜 먹일 수 있다는 점이예요. 직장에 다니는 분들은 바빠서 병원 갈 시간을 내기 어렵고, 어르신들도 병원에 다니시기 힘들 때 이혈을 배워두면 큰 도움이 돼요. 다만 대체의학은 조금만 병증이 개선되고 나면 그만 두는 경향이 있는데 꾸준히 관리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특히 젊은 엄마들이 많이 배워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관리해주면 좋겠습니다.


회원 남미영씨
“심하게 앓던 감기와 비염 증상이 좋아졌어요”

저는 원래 몸이 안 좋은 편이라 건강에 관심이 많았어요. 평소에 건강식을 챙겨 먹어도 비염이 오고 생리통도 심했어요. 이곳에서 1년 정도 이혈 수업을 들었는데 지금은 비염이 아주 좋아졌어요. 이혈을 배워보면 사람의 귀를 통해 그 사람의 건강을 알 수 있어요. 병원에 갈 만큼 심각해지기 전에 이혈로 예방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그걸 모르니 너무 안타까워요. 


회원 윤양선씨
“나이 드신 아버지의 뇌출혈 후 회복에 도움이 됐어요”

얼마전 저희 아버지가 뇌출혈이 생겼을 때 오희주 강사님의 도움을 받아 이혈로 응급 처치를 하고 병원에 갔어요. 아버지 상태에 비해 치료가 빨랐고 퇴원 이후의 경과도 좋아졌어요. 자동차도 오래 타면 낡아서 관리해야 하듯이 우리 몸도 나이가 들면서 안 좋은 곳이 생기기 때문에 이혈로 꾸준히 관리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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