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정대화 통한 해결 거부

2018-04-17 10:23:21 게재

김호규 금속노조위원장, 카젬 사장 면담 … "선 임단협 조기타결 후 신차배정" 되풀이

한국GM의 법정관리 신청방침 시한을 나흘 앞두고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노사정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혔다.
한국GM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GM횡포저지-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 발족식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김호규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16일 오후 4시 50분부터 6시까지 1시간 정도 인천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비공개 면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면담에서 "군산공장 폐쇄선언 이후 한국GM을 바라보는 시민사회 시각은 여러 의구심을 안고 있다"며 최근 한국GM의 법정관리 언급에 대한 여론을 전달했다. 이어 "한국GM이 소비자, 노조,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상생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투명경영 의지를 분명히 해야한다"며 "노사정 교섭을 통해 한국GM 뿐만 아니라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한국GM의 장기지속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금속노조는 "카젬 사장이 노사정 대화의 의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실효성의 문제를 들어 완곡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한국GM을 회생하기 위한 사측의 노력이 진정성과 실효성을 담고 있다"며 "현재 회사가 처한 자금 압박을 풀기 위해서는 올해 임단협을 조속히 타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과의 대화에 사측이 노력을 기울였고 현재 회사의 사정을 고려할 때 사회적 합의보다는 노조의 양보를 통한 교섭타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이 "한국GM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총고용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자 카젬 사장은 "한국GM이 지금 위기상태에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달했다. 이날 면담에는 노측에서 정주교 금속노조 부위원장, 임한택 한국GM지부장이, 사측에서는 이용갑 부사장이 배석했다.

금속노조는 18일 부평공장과 부평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한국GM측에 제안한 노사정 교섭의 틀을 정부에도 제안할 예정이다. 또 다음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자동차업종위원회를 요청해 한국GM을 비롯한 자동차산업 전반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이날 8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사측은 노조에 복리후생비용 절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구안에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희망퇴직 후 군산공장에 남은 인력 고용문제에 대한 대안과 장기발전 계획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1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대책특별위원회(홍영표 위원장)가 노사 연속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쟁의조정의 최종 심의결과도 나온다. 만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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