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선후배 동지가 오늘의 적수로
전·현직 단체장 리턴매치도
기초단체장 선거 이색대결 눈길
여야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기초단체장 후보를 대부분 확정하면서 '이색 대결'이 예상되는 선거구들이 속출, 눈길을 끌고 있다. 전·현직 단체장들의 리턴매치가 이뤄지거나 30년 넘게 한 솥밥을 먹은 공직 선후배 간 대결 등 유형도 다양하다.
서울 중랑구에서는 전·현직 서울시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행정부시장 선후배가 맞붙는다. 자유한국당은 오세훈 전 시장시절 행정1부시장을 지낸 나진구 현 구청장을 단수공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까지 박원순 시장과 손발을 맞춰온 류경기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했다.
송파와 서초에서는 변호사와 변호사, 여성과 여성 대결이 예정돼 관심을 끈다. 49세에 최고령 사법고시 합격자로 화제를 모았던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한국당 후보로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은 '문재인의 변호인' 박성수 변호사를 단수공천했다. 재선에 나서는 한국당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 상대로 전략공천된 민주당 후보는 이정근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이다.
경기 수원·용인·평택에선 현 시장과 전직 국회의원이 맞붙는다. 수원은 3선에 도전하는 염태영 시장과 정미경 전 의원이, 용인은 정찬민 시장과 백군기 전 의원, 평택은 공재광 시장과 정장선 전 의원이 승부를 겨룬다. 염 시장은 민주당, 정 시장과 공 시장은 한국당 소속이다.
안양에선 전·현직 시장들의 4번째 대결이 성사될지가 관심이다. 한국당 공천을 받은 이필운 시장은 3일 출마선언을 했고, 최대호 전 시장은 임채호 전 경기도의원과 민주당 시장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최 전 시장이 경선을 통과하면 이 시장과 무려 네 번째 대결을 벌이게 된다. 2007년 안양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다. 역대 전적은 이 시장이 2승 1패로 앞선다.
충북 증평에선 홍성열 현 군수와 유명호 전 군수가 세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될지 관심이다. 유 전 군수는 2010년 무소속으로, 2014년엔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홍 군수에게 연거푸 패했다. 이번엔 유 전 군수가 민주당에 입당해 공천을 기대했으나 홍 군수가 단수공천을 받았고, 이에 반발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유 전 군수는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원주시장 선거는 3선에 나선 원창묵 현 시장과 원경묵 한국당 후보의 3번째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지난 2014년엔 두 후보가 맞대결을 펼쳤지만 이번엔 이상현 바른미래당 후보가 합류했다.
경북 군위에선 전·현직 군수들이 재대결한다. 4년 전엔 장 욱 전 군수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만 현 군수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김 군수가 한국당 공천을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장 전 군수와 다시 맞붙는다. 여기에 홍진규 전 도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상주시장 선거는 전·현직 시장과 전직 국회의원, 전직 관료 등이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한국당이 황천모 전 한국당 부대변인을 공천하자 이에 반발한 공천신청자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정백 현 시장과 성백영 전 시장, 정 송 전 경북도 기획관리실장, 이운식 전 경북도의원, 윤위영 전 영덕 부군수, 강영석 전 경북도의원, 송병길 법무사, 김종태 전 의원 등의 무소속 출마가 예상된다.
30년 넘게 한 솥밥을 먹은 공무원 선후배 간 대결도 볼거리다. 성주군수 선거는 한국당 이병환 공천자와 무소속 전화식 전 성주부군수가 경쟁한다. 이 후보와 전 전 부군수는 1년 선후배 사이로 내무부, 경북도, 시·군 등에서 공직생활을 함께 했다. 영양군에선 경북도 간부 출신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당 공천을 받은 오도창 전 영양부군수와 무소속의 박홍열 전 청송부군수는 경북도 등에서 37년과 40년간 공직생활을 함께 했다.
충남 천안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구본영 민주당 예비후보와 박상돈 한국당 예비후보는 평생을 함께 한 동반자에서 적수로 돌아섰다. 천안중학교·육군사관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예비후보는 2006년(열린우리당)부터 2010년(자유선진당) 지방선거까지 같은 당 국회의원과 천안시장으로 정치행보를 같이 해왔다. 그러나 선진당이 분열하면서 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고, 이번 선거에서 적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