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갑 재보궐선거는 보수 우위라는 지역적 특성과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이라는 전국적 상황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천안갑 선거구는 천안시 원도심과 농촌지역이 결합된 곳으로 2016년 총선 당시 천안시 선거구 증설로 첫 분리됐다. 첫 선거 결과는 보수의 우위였다. 박찬우 새누리당 후보가 45.46%를 얻어 한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4.62%)와 이종설 국민의당 후보(17.41%)를 압도했다. 민주당 후보가 압승한 을과 병 선거구와는 딴판의 결과였다. 원도심과 농촌지역의 고령층 보수 유권자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2년 만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자는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 조세빈 대한애국당 후보 4명이다. 지역에선 일반적으로 이규희 민주당 후보와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와 조세빈 대한애국당 후보가 맹추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2년 전 보수 우위의 정치지형이 이번에도 다시 재연될까에 모아진다. 수성에 나선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싹쓸이 분위기가 보수 유권자의 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이 이곳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여3야라는 점도 여당에겐 유리하다. >편집자주>

"압도적이라고 까진 할 순 없어도 확실히 우세한 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6.13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첫 주말을 맞은 2일 천안갑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초반 선거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민주당 지지율에 더해 그동안 지역 활동에만 전념해온 진정성이 시민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후보는 대학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옥고를 치르고 천안으로 내려와 13년간 지역 활동에만 주력해왔다. 천안지역의 논과 밭, 시장 골목과 경로당 등을 누비며 지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 그래서 그는 "한결같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적이 없는 것도 이 후보의 강점이다. 과거 천안시장과 국회의원 경선에 패배했을 때에도 이 후보는 항상 승복하고 경쟁후보를 열심히 도왔다. 편협하지 않고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이유다.

천안갑은 보수층이 두터워 민주당이 고전하는 곳으로 분류된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지만 천안갑에서는 민주당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이 후보의 판단은 다르다. 이 후보는 천안갑 중에서도 보수 표심이 집중된 동부 6개면 출신이다. 지난 60여년간 동부 6개면 출신 국회의원이 나온 적이 없어 '이번에는 우리 지역 국회의원을 뽑아보자'는 정서가 깔려 있다는 게 이 후보의 설명이다.

오랜 기간 지역 민생 현장을 함께 한 만큼 그가 제시한 공약은 거창하진 않아도 지역생활과 밀접한 것들이 많다.

1층 상가화장실 개방지원법 제정은 대표적인 예다. 상가 화장실을 개방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노일일자리 사업으로 청소를 지원해 지역 일자리도 확충에도 도움이 되게 한다는 구상이다.

곳곳에 잔디광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재충전의 공간을 제공하는 일, 지붕설치와 간판 디자인 개선, 벽돌건물 건립 지원, 전원주택 조성 등도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일들이다. 이는 결국 선진국 수준의 '문화도시' 천안으로 모아진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선 '원도심 초중고 특별지원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도심 교육 투자를 대폭 확대해 '특별한' 교육환경 때문에 학부모들이 돌아오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독립기념관 인근에 독립자연사박물관과 국립야생화수목원을 유치하겠다는 것도 이 후보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역사교육과 자연과학교육, 환경·생태교육을 연계해 전국의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반드시 찾게 되는 체험교육의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천안지역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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