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전문병원 일산 허유재병원 조세은 과장이 전하는 산후관리의 중요성

2018-07-20 00:00:01 게재

임신과 분만 과정만큼 중요한 ‘산후관리’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에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이다. 여성의 몸은 출산 전후로 확연히 달라지는데 이는 외형상의 변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달라진 몸을 건강하게 되돌리는 과정은 이후의 건강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산부인과 전문병원 일산 허유재병원 산부인과 조세은 과장에게 출산 후 산모의 몸이 회복되는 과정과 산후조리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았다.

분만 후 6주간 임신 전 몸으로 돌아가는 시기 
산욕기는 일반적으로 분만 후 약 6주간을 말하며, 임신 중 생긴 모체의 여러 신체적인 변화가 분만 후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오는 시기이다. 임신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는 분만 후 6주면 회복되지만 심혈관계나 정신적인 회복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 시기는 산전 관리와 분만 과정만큼 중요해 임신 4분기라 칭하기도 한다. 자궁의 크기는 출산 직후 어른 머리 크기에서 1주일 후에는 어른의 주먹 크기 정도로 줄어들고, 산후 4~6주경에는 임신 전과 같은 달걀 크기가 된다. 분만 후 자궁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후 배앓이라고 한다. 분만 후 주기적으로 자궁 수축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아기를 많이 낳을수록 심해진다. 조 과장은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 옥시토신이 자궁수축을 유발해 더욱 심해지지만 보통 분만 후 3일 후에는 통증의 정도가 약해진다”고 전했다.

배란 시기, 모유수유 여부에 따라 달라져
분만 후 적혈구, 탈락막, 상피세포, 박테리아 등으로 이루어진 분비물이 나오는데 이런 산후 질 분비물을 오로라고 한다. 오로는 3~8주간 지속하며, 분만 후 7~14일에 태반의 잔유물이 심한 질 출혈과 동반돼 나온다. 분만 첫 수일간은 오로에 포함된 혈액으로 인해 붉은색을 띄며, 분만 3~4일 후에는 점차 오로 색깔이 옅어지면서 냄새나는 분비물인 장액성 오로로 변한다. 이후 백혈구가 섞여 옅은 노란색을 띄는 백색오로로 변한다. 오로 분비는 경산부나 체중이 작은 신생아를 분만한 경우에는 기간이 조금 짧아지기도 하나, 모유 수유, 경구피임약의 사용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배란이 다시 시작되는 시기는 모유 수유 여부에 따라 다르다.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다면 한 달 후에도 배란이 될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10주 후에 배란이 된다. 반면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 평균 6개월 뒤에 배란을 하게 된다. 모유 수유만 하는 여성 중 분만 후 6개월 이내 배란이 될 확률은 1~5%이다. 분만 직후 산모의 체중은 5~6kg 정도 감소하고, 2주가 지나면 이뇨로 인해 2~3kg이 더 빠진다. 이후 6개월을 거쳐 임신 전 체중으로 돌아가지만 1~2kg 정도는 증가할 수 있다.

가벼운 산후 우울증 흔한 증상이나 치료 필요하기도
분만 후 수 시간 내에 조기 보행이 가능한데 이런 조기 보행은 방광 장애와 변비를 줄여주고, 정맥혈전이나 폐색전증을 예방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하지만 처음 일어나 보행을 하는 경우 실신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분만 후 가볍고 일시적인 우울증은 산욕기의 흔한 정신 증상이다. 조 과장은 “분만 후 1주일 이내에 산모의 60~70%에서 발생하고, 약 10일째에 대개 자연치유 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우울증이 지속하거나 악화하는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분만 중 겪었던 흥분과 두려움, 이후 겪는 감정적 후퇴, 분만과 산후의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감, 수유에 대한 고민, 육아에 대한 불안감 등이 원인으로 꼽히며 초산이면 흔히 나타난다. 

찬바람 피하고 아늑하게 느낄 정도의 온도 유지해야
분만의 모든 과정이 정리되면 산모는 충분한 수면과 안정이 필요하다. 진통의 고통과 출산의 긴장감에 시달린 산모는 정신과 육체가 지친 상태라서 편안하고 조용하게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수유부는 고칼로리, 고단백의 양질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수유를 하지 않는다면 일반인과 같은 식사를 한다. 산욕기에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하며, 보양식은 맹신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산후목욕은 정상 분만 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가벼운 샤워는 가능하나, 분만 후 며칠 동안은 어지러울 수 있으므로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제왕절개 분만 후에는 봉합사를 제거한 다음 몸을 씻는 것이 적당하다. 출산 직후에는 태아와 양수, 태반 등이 산모의 몸에서 빠져나가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떨어져 오한을 느끼게 된다. 이때 적당히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신체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산욕기 동안에 찬바람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땀을 흘릴 정도로 덥게 있는 것도 현명한 방법은 아니며, 산모가 아늑하게 느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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