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변화·혁신으로 국민 평생교육역량 강화"

2018-07-26 12:06:26 게재

'능력개발→평가→취업' 고용원스톱 서비스 … 노동계·기업 참여로 훈련수요 반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변화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반면 기존 일자리는 없어지거나 줄어들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비해 국민의 평생학습과 직업능력개발 지원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취임해 7개월째인 김 이사장을 19일 서울남부지사에서 만나 소감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이사장은 10월 치러지는 공인중개사 시험준비를 위해 시험장소와 시험위원 확보를 점검하고 있었다. 공인중계사 시험은 응시생이 40여만명으로 예상될 정도로 대입수능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의 자격시험이다.

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노동운동가에서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7개월이 지났다.

공단사업이나 노동운동은 모두 일자리의 창출, 변화, 소멸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각각 사명 형태와 방법은 다르지만 노동자 등 국민의 삶의 가치를 높인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공단 직원, 일학습병행 기업, 국가자격수험생, 청년, 노동자, 정부관계자와 소통하면서 두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여 고객참여를 늘리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의 자율성 확대와 근무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민간기업에 있다가 '신의 직장'이라는 공단에 와 보니 예상과 달리 임금은 낮고 복지도 사각지대에 있었다. 공기업에 대한 자율성이 없는 것도 문제다.

■취임 뒤 경제5단체 등과 일자리 사업 네트워크를 크게 확장했다.

직업능력개발사업은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상생하고 성장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고 이를 매개로 기업과 노동자, 구직자를 연결해 일자리를 더 키우는 것이다. 참가자 규모가 커질수록 일자리 혜택을 볼 수 있어 함께 일할 협업 파트너인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를 비롯해 롯데그룹, CJ푸드빌 등 대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어 예비 숙련기술인들의 취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기능인 등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협약체결을 확대해 나가겠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단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대표적으로 예비 숙련기술인 육성을 위해 일학습병행제가 있다. 기업이 청년을 채용, 이론·실무교육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사업이다. 올해 6월 현재 1만2643곳 기업에서 6만9111명의 청년이 육성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대상으로 한 기술융합형 고숙련 일학습병행(P-TECH)를 지난해 16곳에서 올해 13곳 전문대학으로 확대했다. 또 기업과 4년제 대학이 연계한 일학습병행제(IPP) 내실화 등을 통해 산업수요에 맞는 인재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취업지원사업은 K-Move 트랙Ⅱ(연봉 3200만원 기준)와 군산·통영 청년센터가 새롭게 추진되고 일본과 베트남 등 신남방 국가의 중간관리자 취업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취업정착지원금도 3400명에게 최대 800만원으로 크게 늘렸다. 인문계 특화 청년취업아카데미를 통해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기업, 대학, 민간 우수훈련기관이 현장에서 필요한 직업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상반기에서 8155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처음로 실시하는 청년 훈련사다리 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민간고급훈련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1인당 최대 1000만원으로 수강료의 90%를 지원하고 4곳 기관에서 디지털마케팅 스쿨 등 11개 과정을 운영중이다. 특히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내일이룸학교에서 간호, 애견 등 9개 직종에서 맞춤형 직업훈련을 통해 자립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노동자의 직업능력개발훈련이 중요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훈련 참여율은 56%인데 반해 중소기업은 26%로 매우 낮다. 영세한 중소기업이 사업장 내에서 현장훈련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를 위해 기업맞춤형 현장훈련(S-OJT) 사업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3개 지원기관을 선정해 150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전직예정자의 훈련확산을 위해 서울·강원, 경기·인천에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을 새롭게 운영 중이다. 장기유급휴가 훈련제도를 신설해 포스코 등 64곳 대기업의 우수한 시설 등을 활용하는 대중소 상생기반의 컨소시엄훈련으로 상반기 7만8565명이 참여하고 있다. 고용보험 미적용자를 위해 공동훈련센터을 통해 무료로 11곳 기관 63개 과정에서 6705명이 지원받고 있다.

■최근 군 경력을 제대 뒤 사회경력으로 연결하고 있는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군·사회경력 연결과 전역장병의 재취업률 향상을 위해 최근 육군 등 3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단은 NCS를 활용하여 직책별 수행직무 및 능력을 표준화하고 이를 과정평가형 자격취득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군의 직무수행체계를 구축하고 개인별 직무능력편차를 최소화해 군 전투력 증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일자리 변화에 대한 국민의 적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직업훈련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사업주훈련비 지원체계를 고급훈련에 지원이 집중되도록 개편하고 공동훈련센터 운영의 자율성과 지원규모를 늘렸다. 상반기에는 생체정보시스템 연동 앱 개발 등 1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566개 훈련과정을 승인했다. 지난해 산업용로봇 등 33개 기능경기대회 직종 개편과 3D드론설계 등 7개 숙련기술전수과정 신설을 통해 신기술분야의 숙련기술인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HRD콘텐츠 신기술분야의 동영상 강의 개발하고 직업방송을 통해 미래 직업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직업훈련 생태계 인프라의 리모델링을 지원한다. 우선 3D프린터운용기능사 시행. 빅데이터분석기사 개발 중이고 IoT서비스, 드론수리, 가상현실전문가 등 미래유망분야도 신설 검토하는 등 자격과 현장의 밀착성을 강화하고 과정평가형자격을 확대해 일을 할 줄 아는 인재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17개 산업별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노동단체, 협회ㆍ단체, 기업 등의 참여를 확대해 최신 산업계 논의를 파악·분석하고 바로 훈련수요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자리 중심기관인 공단의 발전계획은.

공단을 능력개발→평가→취업의 고용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 전문기관으로 '국민의 평생고용역량을 키우는 No.1 HRD 파트너'라는 공단의 비전을 구현하겠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공단 서비스 개선에 적극 활용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혁신도 추진하겠다. 필요하다면 국민들 피부에 와 닿게 명칭도 '고용서비스공단'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 국민의 평가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청년실업률이 높은데도 노동시장 불균형으로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각하다.

7월 초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4차 산업혁명 관련 공학분야 인력은 18만여명이 부족하지만 인문·사회·교육 분야로 인력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학기제 등을 통해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학생과 부모의 인식변화에 큰 변화가 없다.

기술에 대한 사회의 인식변화를 위해 찾아가는 숙련기술 체험캠프를 올해 1680명으로 확대하고 기능경기대회 일정을 개편(애초 월~월 → 금~금 변경)을 통해 시민과 학생들의 참여를 쉽게 했다. 산업현장교수와 청년구직자간 멘토링을 신규 추진하고 숙련기술 재능기부를 지난해 63곳에서 올해 100곳 기관으로 확대했다. 또한 민간기능경기대회에 대회에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 내년 러시아 카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준비는.

지난해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는 중국에 밀려 종합우승을 놓쳤다. 기능올림픽대회는 제조업 강국 독일과 일본보다 낮은 우리나라 청년들과 국민들에게 기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좋은 기회다. 우선 국가대표 선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표선수를 선발하고 훈련방법 개선, 전지훈련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4월 국제지도위원을 임기제로 선발해 역량을 강화하고 5월에 기술지원 체계를 위해 ‘기술자문단’을 구성했다. 아울러 참가직종을 기존 42개에서 산업계설비, 중장비정비, 조경 직종을 추가해 45개로 확대했다.

■ 공단은 우리나라 국가기술자격시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공단은 477개 국가기술자격과 37개 전문자격시험을 수행해 지난해 370만여명의 수험생이 접수했다. 현재도 자격시험 가짓수가 많고 앞으로 새로운 기술발전에 따라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용, 이발 등 가벼운 것은 민간영역으로 넘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 전국 17곳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우수 시험장과 시험위원 확보했다. 올해는 민원포털 서비스 정부24(www.gov.kr)와 연계해 국가기술자격증 취득확인서 발급과 자격증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14개 전문자격시험의 경력증명 서류를 공단이 온라인으로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www.q-net.or.kr) 상장형 자격증 발급시스템도 도입했고 국가자격 정보를 민간기업과 공유해 자격취득자가 지식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의 출제에 현장성 강화를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능력단위를 기반으로 개편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 잠수기능장 등 5개, 올해엔 로봇기구개발기사 등 12개 자격종목을 신설해 일자리 창출을 이끌고 있다.

NCS를 기반으로 설계된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고 내·외부평가를 거쳐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평가형자격제도를 2015년 도입해 현재 418곳 기관, 1117개 과정을 운영해 2500여명을 배출했다.

■ 최근 국가자격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국가기술자격 시행을 위해 다양한 부정방지 대책으로 큐넷(Q-net) 사이트에 부정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자체 조사 및 수사의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전기기능장 등 부정행위 발생 우려가 큰 종목을 특별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작업형 실기시험 시행 종목 중 당일 실격사항이 나오는 32개 종목에 대해 채점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금속탐지기 활용해 시험 중 통신기기 소지자의 시험을 무효처리하는 등 관리 및 신분확인 기준을 강화했다. 출제·검토위원의 경우 학원종사 경력 등에 대한 4대보험 확인 등을 통해 사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 NCS의 개발 및 확산 현황은

그동안 NCS 948개를 개발하고 현장 확산을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하고 컨설팅과 인사담당자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NCS의 개발과 보완과정에 노동단체 참여를 활성화하고 블라인드 채용의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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