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울대병원 갤러리 스페이스 유 ‘9개의 시선’ 展

9명의 동양화 여류작가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

2018-09-10 17:47:26 게재

분당 서울대병원 신관 1층 암정보교육센터 옆 벽면에서부터 본관을 연결하는 통로에 위치한  갤러리 스페이스 유(Space-U)는 갤러리를 의미하는 공간(Space)과 환자 유(병 나을 愈)를 조합해 갤러리 이름을 지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면서 병원을 드나드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된 곳으로 그동안 꾸준히 좋은 작품들을 전시해 온 지역의 열린 갤러리라고 할 수 있다. 갤러리 스페이스 유에서는 9월 28일까지 여류작가 9명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화여대 동양화과 동문들의 연합전시
이번 전시는 9명의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동문들의 연합전으로 이인혜, 심예원, 김수영, 김소현, 유진영, 문현지, MOOA(무아), 류지민, 박윤지 작가가 참여했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들의 작품이라 장지에 채색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종이에 흑연을 사용한 작품과 패브릭을 사용한 프로타주 방식의 작품, 순지에 혼합 매체를 사용한 작품도 눈에 띈다.
갤러리가 위치한 곳이 암센터가 자리한 신관 로비라는 개연성 때문인지 유독 한 작품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문현지 작가의 ‘우회’라는 작품으로 노파의 목 뒷덜미와 머리 뒷모습을 그린 작품이었다. 작가는 백발이 된 노인의 머리칼을 통해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작가 노트를 통해 “곧바로 가지 않고 멀리 돌아서 가는 인생을 바라보는 듯 노인은 고개를 살짝 틀어 오른쪽을 응시하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 앞에 서 있는 이들 중 누군가는 꺼져가는 부모의 생을 떠올리기도 하고 몇몇은 본인의 인생을 되돌아보지 않았을까.

  

전시 작품 엽서 통해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

한편 전시 중간에는 작품엽서를 제작해 전시해 놓아 환우를 방문한 이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기에 적합하다. 실제로 갤러리 바로 옆 휴식 공간에서는 엽서에 메시지를 적고 있는 이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수술 후 회복 중인 자녀의 친구와 그 부모를 위로하기 위해 자녀와 함께 병원을 방문한 서연주(삼평동·43)씨는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고 엽서에 간단하게 아이 친구에게 줄 메모를 하고 있다”면서 “아이가 고른 작품은 류지민 작가의 ‘시간이 멈춘 방’이라며 엄마인 내가 보기엔 잘 모르겠는데 아이는 이 작품 속에서 두 명의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마치 친구와 자기 같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류 작가의 작품은 장지에 얇게 여러 번 겹쳐 채색 붓질을 한 작품으로 작품 속 형상들은 수많은 북 자국이 만들어낸 막 사이사이 겹겹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그 형상들은 작가의 의도였던 아니었던 간에 보는 이들에 따라 재창조되고 있었다.

<‘9개의 시선’ 전시 개요>

전시기간 전시장소 문의 비고 참여작가
2018928일까지 분당 서울대병원 21층 및 1동 연결 복도 031-787-1129 무료 이인혜, 심예원, 김수영, 김소헌, 유진영, 문현지, MOOA(무아), 류지민, 박윤지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