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천안시 병)
"문케어 성공위해 의료전달체계 필요"
현 체계선 비용 눈덩이
원격의료 대형병원 위한 것
민주당, 초심대로 정치해야
6.13 재보궐 선거에서 천안시 병 지역구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사진)은 자신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신경외과 전문의로 그동안 쌓아온 의료전문성을 살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선진화에 기여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윤 의원이 다소 늦은 나이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윤 의원으로부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개선 방향과 향후 의정계획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보건복지위원으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다. 1차 의료기관에서 대면중심의 진료를 하고, 웬만한 수술과 치료는 2차 의료기관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병원과 같은 3차 의료기관은 아주 특수한 병의 치료만 담당하고 연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의료전달체계를 통해 의료보험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다. 의료보험의 목적은 편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효율적 관리에 있다. 병원 가는 것이 편리해서 되겠나. 때론 두렵고 불편해야 하는 곳이 병원이다.
인간의 욕망대로 다 하려면 그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머리 아프다고 오는 환자들 중에 MRI를 꼭 찍어야 하는 환자는 5% 정도다. 그런데 지금 같은 제도에서는 100% 다 찍는다. 굉장히 많은 돈이 든다.
그러면 국가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수가를 정당하게 주지 않으려 압력을 가할 위험이 높아진다. 수가 구조가 왜곡되면 의료공급자와 갈등이 생기고 불필요한 검사를 많이 한다든지 의료보험 전달체계가 오히려 방만하게 운영될 수 있다.
또 의료수가가 너무 낮으면 지방에 있는 의료기관은 도산하거나 기능이 축소된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죽는 병 1번이 암이고 2번이 심장병, 3번이 뇌졸중, 4번이 자살이다. 2, 3, 4번은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심장병이나 뇌졸중으로 쓰러졌는데 서울까지 올라올 수 있겠나.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사망원인이 되는 대부분 질병은 서울에 있는 화려한 대형병원이 아니라 지역병원의 몫이다.
■'문재인케어'는 의료전달체계 개편보다 보장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나
의료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개인의 부담을 줄이자는 게 문재인케어다. 국가 재정이 사회적으로 투자해 개인들에게 의료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겠나. 문재인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도 의료전달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들이 수가인상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는데
수가문제는 의료보험이 처음 출발할 때부터 시작된 문제다. 처음부터 너무 낮게 잡았다. 그래서 정부가 특진료, 비급여항목 등을 통해 부족한 수가를 보충해줬던 것인데 그걸 없앤다고 하니 반발하는 게 당연하다. 수가는 시장과 의사의 직업적 윤리, 또 국가기관 등 3가지 수단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만 결정해왔다.
의료수가가 원가의 85% 수준이다.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보충해주어야 한다. 의사가 직업적 윤리를 지킬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원격의료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도서벽지에 원격진료를 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되려면 도서벽지 가까운데 공공의료기관이라도 내실화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화상통화해서 아프다고 하면 뭐하나. 치료를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원격의료 도입돼도 영세한 개인병원에선 못한다. 결국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이 1차 진료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그 시스템을 이용해 헬스케어나 다른 상품을 팔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의료시스템은 더 피폐해진다.
■지방선거 이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초심대로 정치를 해야 한다. 노선을 바꾸다보면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 다 잃게 된다. 지금 야당 뿐 아니라 언론도 흔들고 있지 않나. 관료들도 그렇다. 또 여당 정치인들은 언제든지 대통령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정치인 중에 일관성 있게 소신을 갖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이해찬 대표다. 그래서 이 대표가 선택된 것이다.
촛불로 대변되는 대중들의 평균적인 생각,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